-
-
심연 : 나를 깨우는 짧고 깊은 생각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제목이 무척 심오하다.
이 책의 제목, 심연은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이라는 의미다.
내 마음 깊은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지금 보여주고, 말하는 것과 마음이 일치할까?
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답을 찾았는가?
이 책에 나오는 주제들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은 사람이라면 성공한 인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이 그 답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은 자신의 이름을 건 연재글 중에서 우리가 다시 한번 돌아보아야 할 것들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육체의 단련을 위해 운동을 하듯, 마음의 단련을 위해 깊은 사고와 명상을 해야 한다.
고독, 관조, 자각, 용기라는 큰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한번쯤은 고민해 봤을, 적어도 생각해 봄직한 주제를 정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내려놓는다.
이를 통해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는 무엇이 있으며,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보게 만든다.
거의 매 주제마다 등장하는 히브리어나 고대 언어,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보다 폭넓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자연스러운 문장의 흐름속에서 순간,순간 머리를 깨치는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다른 작가라고 하면 일부러 더 나은 문장을 만들기 위한 언어의 유희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저자의 깊은 사고를 통한 결과인 듯 하여 무척 소중하게 느껴진다.
중간중간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굵은 글씨의 문장들이 읽기를 멈추고 그 문장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보게 만든다.
"창조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창조란 자신의 삶에 있어서 핵심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자신의 삶의 깊은 관조를 통해 부수적인 것, 쓸데없는 것, 남의 눈치, 체면을 제거하는 거룩한 행위다."
창조에 대한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무언가를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제거함으로써도 창조를 할 수 있다는 것.
온전한 나만의 것을 통해 이를 이룰 수 있다는 것.
과연 난 얼마나 많은 나의 체면과 남의 눈치로 뭉쳐진 것들을 창조하려고 애를 썼던가..
"깨달음에 도달하려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강물을 거슬러 헤엄쳐 '갈 때까지 가보는 힘겨운 노력'이다"
어쩌면 이 책에 나오는 주제들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붙잡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우리의 인생일 것이다.
과연 난 지금까지 '갈 때까지 가보는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누군가가 알려주는, 내가 편하기 위해 믿고 싶은 것을 믿고 살았는지 생각해 본다.
주제 하나하나를 놓고 깊게 생각해 보기에 좋은 책이다.
먹고 살기 바쁘겠지만, 짧게라도 이런 주제에 대해 생각을 해 본다면 그냥 '바쁜 하루'가 아니라, '좋은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