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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바스켓 이야기 - 구멍가게에서 매출 5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전설의 슈퍼마켓
대니얼 코션.그랜트 웰커 지음, 윤태경 옮김 / 가나출판사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 경기가 안좋다고 한다.
한때 세계 최고라고 하던 조선 분야도 구조조정과 파산으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럴때 임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나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만 살아남기 위해 비리와 횡령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이번에 내가 본 ‘마켓바스켓 이야기’는 경영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마켓바스켓은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을 거점으로 한 슈퍼마켓 체인이다.
구멍가게에서 시작하여 매출 5조원의 어마어마한 기업으로 성장한 유통기업이다.
단순히 이렇게 성장한 기업이라면 흔한(?) 성공기업 사례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 이 기업의 특징은 따로 있다.
초창기 유통기업들이 그러하듯이 이 기업도 가족기업이다.
1대를 거쳐 2대에 이르러 미국판 형제의 난이 일어났다.
대를 이어 CEO에 취임한 아들을 사촌이 이사진을 포섭하여 해고하였다.
이런 사례를 성공한 기업들에게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기에 그다지 특별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사촌이 이사진을 포섭한 이유 중 하나가 자본주의의 본상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의 특징 중 하나인 주주 우선의 정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월등한 매출을 바탕으로 기존과는 달리 주주들에게 그 혜택을 많이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주주들로 구성된 이사들 입장에서는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본주의에서는 어쩌면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이러한 사태를 뒤집는 엄청난 일이 발생했다.
바로 파업이다.
파업이라고 하면 단순히 사측의 입장에 반대하는 노조의 행동 중 하나이겠지만, 이 파업은 정말 특별했다.
단지 노동자만 한 것이 아니라, 사측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임원들도 함께 했고, 무엇보다 매출의 근원인 소비자들도 함께 했다.
그리고 마켓바스켓에 납품을 해왔던 거래처들도 이에 동참했다.
정말 상상속에서만 생각했던 일들이 현실로 일어났다.
이는 마켓바스켓의 성장 비결에 있다.
구멍가게에서 시작할 때부터 그들은 지역 친화적인 사업을 전개하였다.
생닭을 조리하는 특성을 가진 지역민들을 위해서 살아있는 닭도 판매하였고, 현금 지급 여력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외상도 주었다.
이는 지역을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전략이였다.
근로자에게는 사규에 의존하지 않고 진정으로 근로자를 위한 편의를 제공하였다.
아픈 딸을 간호하고자 하는 직원에게는 휴가와 약간의 비용을 전달하였다.
단순히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마켓바스켓은 단순한 슈퍼마켓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자 동반자였다.
그러하였기에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업의 행태는 그들에게 많은 반감을 불어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이고, 주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주자본주의가 대새인 요즘에 기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였다.
대기업의 골목 상권 진출로 기존의 골목 업체들이 많이 힘들다고 한다.
어쩌면 이 책을 통해 그들이 살아 갈 수 있는, 아니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기업에 마켓바스켓의 사례가 통용될 수는 없겠지만, 직원을 아끼고 소비자와 진심으로 교감하며 납품업자를 동반자로 생각하는 마인드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성공한 기업들의 이유는 각각 다르다.
하지만 그들 중 가장 모범적이고 이상적이 기업이 바로 이 책에서 언급하는 마켓바스켓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