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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
김태훈 엮음 / arte(아르테)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나에게 금요일이란 어떤 날인가?
나도 저자와 마찬가지로 내일에 대한 걱정없이 가족과 함께 마음껏 어울릴 수 있는 날이다.
언제부터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도 그 어울림을 즐기고 있기에 금요일 저녁 약속은 가급적 피하고 있다.
이런 금요일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시라는 책 제목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평상시 자주 접하지 못했던 시도 볼 수 있고, 가족간의 따뜻한 마음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에...
그런데 이 책을 보고나니 따뜻함을 넘어 너무 뜨겁다.
그간 자주 찾아 뵙지 못한 부모님이 보고 싶고, 지금 곁에서 자고 있는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워 깨우고 싶다.
저자는 가족과 관련된 시와 짤막한 에세이-시라고 보기에 조금 애매한 것?- 50편을 소개하고 있다.
먼저 시를 소개하고 그 시와 관련된 저자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저자가 기자 생활을 했어서인지 단지 작품 해설에 그치지 않고, 그 시를 쓴 시인의 이야기도 함께 하고 있다.
오히려 작품 해설은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이 많이 있겠지만 이 시를 쓸 당시의 시인의 상황이나 이 시를 쓰게 된 배경같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다.
대다수의 작품들이 좋았지만, 특히 김용택님의 '선생님도 울었다'와 이승하님의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깍아드리며'는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억누르기가 힘들었다.
한 편을 읽고 부모님을 그리고, 한 편을 보고 아내를 생각하고, 또 한 편을 보면서 아이들도 본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이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이토록 소중한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늘 행복을 찾는다고 저 멀리 있는 무지개만 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곁에 있는 작은 꽃송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행복한 것을...
항상 곁에 있을 것이라 믿었기에 그리 많은 관심을 가지지 못한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과 미안함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
매일 늦게 퇴근하기에 평일에는 거의 얼굴도 보지 못하는 남편이자 아빠를 주말에라도 반겨주는 아내와 아이들이 너무나 고맙다.
이 책으로 '가족'이 있어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느낀다.
더 많이 부모님을 찾아 뵙고 지금 이 마음에 담겨있는 사랑과 고마움을 더 늦기전에 표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