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들 - 하버드대 최고 인류학자 아서 클라인만의 위대한 수업
아서 클라인만 지음, 이정민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교육을 통해서 앞으로의 인생을 보다 더 나아지게-그것이 경제적이든, 도덕적이든-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보다 더 나은 교육을 통해, 혹은 진,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그 가치관은 변한다.
이런 변화가 없었다면 그 사람은 경험이 아주 적거나, 엄청나게 대단한 신념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그럼 그 변화는 과연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무슨 근거로 변화를 일으킬까?

이 책은 이전에 우리나라에 엄청난 열풍을 일으켰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비슷하다.
샌델 교수의 책이 철학, 사회적으로 접근했다면 저자는 의료, 심리적으로 정의에 접근하고 있다.
전작이 정의에 대한 기준에 대해 집중적으로 말을 했다면, 이 책은 그 기준이 아니라 기준의 변화에 대응하는 인간들의 심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가 직접 상담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그들이 이 변화를 겪으면서 느끼는 감정-무척 혼란스러운-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왔는지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그들을 통해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고 있다.

각 장이 하나의 사례로 모두 7개의 사례를 통해 과연 그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첫 장에서 소개된 내용이였다.
전쟁이라는 상황은 '아군'과 '적군'으로 흑과 백을 명확하게 나눌 수 있는 인생의 명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몇개 안되는 상황 중의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윈스럽 코헨이 맞닥드렸던 상황은 무척이나 곤혹스럽다.
적군의 총탄에 맞아 죽어가는 것을 보았을 코헨이 점령하려는 적진에서 맞닥드린 것은 총을 든 병사가 아니라 칼과 붕대를 들고 있는 의사이다.
그리고 그 의사앞에는 고통을 못 이기고 비명을 지르고 있는 환자가 있다.
문제는 그 의사또한 적군의 소속이라는 것이다.
과연 이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옳은 결정이 될 것인가?
전쟁이라는 명확한 전제를 가진 정치적 특수성으로 보자면 모두 제거를 해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살리려고 하는 의사를 죽인다는 것은 인도주의적인 면에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될 일이다.
코헨은 이러한 상황에서 후자를 선택했고 그러했기에 도덕적인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괴로워하고 있다.
만약 후자가 아닌 전자를 택했다면 지금까지 신체적으로 건강하게-정신적으로는 지금보다 나을지는 모르지만- 살 수 있으리라 보장할 수 있었을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의 결과물은 지금의 내 모습이다.
위와 같이 지금까지 내가 지켜온 가치관과 상충되는 선택을 강요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과연 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참 쉽지 않은 책이다.
수학책처럼 명확히 답을 시원하게 제시하는 책도 아니고, 그럴 수 있는 성질의 주제도 아니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민이다.
스스로의 결정을 정당화하기 보다는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인간'임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일 것이다.
이런 사람이 많을수록 우리 사회가 건강할 것이다.
과연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건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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