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형석 옮김 / 북스테이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인생의 책을 몇 권 꽂으라고 하면 그 중 하나는 '어린 왕자'일 것이다.
다양한 판형과 번역번이 있고 모두가 같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삽화가 다른 것도 있지만, 삽화보다는 번역본이기에 번역자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인지 어린 왕자 책을 다양하게 수집하는 수집광도 있다고 한다. ㅎㅎ

이 책은 '위대한 개츠비','카프카의 변신'등을 번역한 이형석님이 번역하였다.
원작은 프랑스어이지만, 영어본을 번역한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특징은 고급 양장으로 휴대가 간편한 판형에 눈에 부담을 주지 않는 속지와 큰 활자이다.
어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하다.

어린 왕자의 줄거리를 이곳에 쓰기에는 너무 식상할 듯 하다.
왠만한 내용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고, 유명한 문장 또한 그럴 것이다.
어린 왕자의 매력은 읽을 때마다 그 감동이 새록새록 다시 솟아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명작이라고 할 것이다.

한 해를 시작하는 연초라서 그런지 이번에는 유난히 줄을 긋는 곳이 많다.
이전에 읽을 때는 그냥 무덤덤하게 넘어간 것도 이상하게 마음이 끌리고 쉽게 페이지를 넘기지 못한다.
이는 내가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가 아니라, 분명 연초이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ㅠㅠ

어릴 적에는 그냥 재미있는, 문장이 아름다운 동화라고만 생각했던 이 책이 이제는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가르쳐주는 멋진 책으로 보이고 있다.
어쩌면 내가 인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기에 그렇게 보일 것이다.

예전에는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이나 상자안에 있는 양, 그리고 장미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생각을 했다.
지금의 내 모습은 무엇일까?
1분마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가로등지기는 아닐까, 아니면 절대 되지 말아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술주정뱅이?
어린 왕자의 시각으로 절대로 이해가 되지 않는 그들이 혹시 지금의 내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몇 년전 운이 좋게도 어린 왕자의 초판본을 직접 눈으로 볼 기회가 있었다.
아주 오래된 종이에 색도 바랬지만 생텍쥐페리의 친필도 보았다.
어린 왕자를 볼 때마다 그 때 그 친필이 생각난다.
어린 왕자가 이토록 더 감동적인 것은 생텍쥐페리의 인생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그는 지금 어느 별에서 살고 있을까란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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