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문화심리학
김정운 글.그림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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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님의 글을 좋아한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다.
그런데 그것을 재미있고, 진실되게 전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정은 님의 글이 좋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같은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그는 자신도 실수가 많고, 감정이 있는 인간임을 솔직하게 말하기에 화자에 감정이 이입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가 한국에서의 성공적인-적어도 타인의 기준으로는- 삶을 뒤로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일본에서 생활할 때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가 일본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외로움'이였던가 보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지금의 고단함을 뒤로 하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은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막상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면 그리 오래있지 못한다.
번잡함은 싫지만, 적막한 고요, 외로움은 그에 못지 않게 싫은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 외로움을 많이 느끼라고 한다. 즐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철저한 고독을 통해 타인을 향한 자신의 시선을 거두고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도 저자가 직접 느낀 외로움과의 싸움이 잘 나타나있다.
우리나라에서 정년 교수라는 직을 버리고, 일본으로 건너가 그림을 배웠다.
일본에서의 생활에서 자신이 느낌 감정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그 감정이 나타난 심리학적 용어를 설명하고 있다.
심리학을 무척 재미있게 배우는 기분이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간간이 보여주고 있다.
사실 난 그림에 대한 조예가 없어 그가 그린 그림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저자가 자신의 그림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음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책 소개에는 '외로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외침'이라고 되어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외로움을 모르는, 외로움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고백으로 보인다.
외로움이 아니면 나 자신을을 곰곰이 들여다 볼 시간이나 분위기가 되지 않는다.
남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그런 시간을 갖는다면 결코 예의가 아니다.

연말연시라는 시기인만큼 나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이번 연말 여행에 이 책과 함께 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 책과 함께 외로움을 느낄 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는 솔직히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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