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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필사 -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옛사람의 지혜 71 ㅣ 손으로 생각하기 6
박수밀 지음 / 토트 / 2015년 11월
평점 :
고전은 오래된 것이라 좋다.
무조건 오래된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사랑을 받아온 문장, 책이기에 더욱 깊이가 있어 보인다는 말이다.
이 책은 표지부터 무척 클래식컬하다.
마치 내가 예전에 천자문을 배울때 쓰던 교재에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명조체의 굵은 글씨로 '고전필사'라고 세로로 쓰인 제목부터 표지의 색이 오랜 세월에 바랜 한지의 분위기를 뽐내고 있다.
이 책은 '말과 행동','관계의 기술','도전과 의지','배움의 즐거움','벗과 함께 가는 길','고독과 자족'으로 나누어 각 10개 이상의 명문들을 소개하고 있다.
모두 71개의 문장(글)이 소개되는데, 각 문장의 아래, 혹은 옆에는 그 문장을 그대로 필사하고도 남을 여백이 있다.
필사집이기에 필사도 하였지만, 필사를 하면서 드는 생각도 간간히 추가하는 재미가 있었다.
눈을로 볼 때와, 직접 손으로 적어가면서 보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중간중간에 멋진 풍경과 함께 소개된 글들은 한참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빠지기도 했다.
좋은 글귀와 그 글귀의 원전을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보다 상세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는 이 책은 필사부분이 없더라도 멋진 고전모음집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고전 또한 71개의 문장 중 중복되는 고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저자의 엄청난 인문학적 내공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남을 이기는 자는 힘이 있는 사람이고, 자신을 이기는 자는 강한 사람이다'라는 노자의 문장은 참으로 많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그동안 나는 강해지려고 노력한 것이 아니라, 힘을 가지려고 노력한 듯 하다.
'힘을 가진다는 것'이 '강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많은 생각을 통해 정리를 하였다.
바로 이런 것이 고전의 매력이고, 힘인 것 같다.
늘상 보던 글인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머리를 꿰뚫고 지나가는 섬광과 같은 번뜩임, 그것이 고전을 계속 보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