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교과서 칸트 - 인간은 자연을 넘어선 자유의 존재다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14
김진.한자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나에게 있어 칸트는 서양철학자이고, 매번 같은 시간에 산책을 해서 주변사람들이 그의 모습을 보고 시계를 맞춘다는 이야기로만 알고 있다.
미안하게도 그가 어떠한 사상을 주장했는지는 알지 못했다.
어릴적에는 철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무거움과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서양철학의 복잡하고도 어려운 용어가 입에 쉬이 붙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21세기 북스에서 '인생교과서'라는 시리즈로 발간되는 것 중 '칸트'에 대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플라톤아카데미에서 나오는 시리즈물이다.
이 시리즈전에는 조금은 더 쉽고,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었기에 철학에 대해, 인문에 대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었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제대로 철학의 사상에 대해 심도깊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칸트의 사상에 대해 그와의 가상 대화를 통해 그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23개의 질문을 통해 알아본다.
칸트대신 답변을 해주는 분은 김진 교수와 한자경 교수이다.
같은 질문에 대해 칸트의 사상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답을 해주는 형식을 띄고 있다.

칸트가 평생을 연구해 온 철학적 화두는 다음과 같다.
-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이 질문들은 '나(인간)은 무엇인가'란 질문으로 이어진다.
결국 모든 철학의 본질이 바로 인간이 아니겠는가...
누군가는 형이상학적인 사상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지금 바로 우리 눈앞에 있는 현실에 근거한 주장을 하고...
이 모두가 정답일 수도 있고, 정답이 아닐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철학이다.
보다 다양한 인간에 대한 연구와 학습을 통해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인생의 목표를 찾고, 방향을 잡는 것이 우리가 철학을, 인문을 공부하는 목적이다.

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아직 철학에 대한 깊이가 얇아서인지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내용들이 쉬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히 머리에 인식되는 한 가지는 있다.
바로 세번째 질문인 '진리의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이다.
본문을 그대로 옮기면 아래와 같다.
"칸트에 의하면 '진실성의 의무'는 형식적으로 예외를 인정할 수 없는 '무조건적 의무'이므로,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이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참으로 많은 거짓말(?)을 하면서 살고 있다.
'무척 멋지십니다'와 같은 애교성있는 멘트에서부터 조금 과장해서 이 책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답변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주제넘은 말이지만 칸트가 말하는 '거짓말을 할 권리'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권리'라는 단어 자체가 수동적인 단어가 아니라 능동적인 단어이다. 즉 주체는 바로 '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절대로 거짓말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있어서는 칸트보다는 함께 언급된 콩스탕이 말하는 '진리를 말함으로써 사람을 해할 위험이 있을 때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허용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사상에 더 마음이 끌린다.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는 '진리'는 (거의) 변하지 않는 자연과학의 진리-해가 동쪽에서 뜬다와 같은-라면 칸트의 말이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과학을 포함한 인간사회에 대한 보편적 진리-흔히 우리가 말하는 '진실'-까지 포함하고 있다면...
음...좀 무섭다. 아니 많이 무섭다.
그리고 참으로 재미없는 인생이 될 것이고,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극소의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쾨니히스베르크라는 도시에서만 머물렀으며, 결혼도 하지 않았을까란 아주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 ㅎㅎ
정말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그의 말과 행동으로 옮겼다면 그의 주변에 '친구'가 생길 수 있으며, '애인'이 생길 수 있을까? 
당신이라면 친구가 가능하겠는가? 솔직히 난 못한다. 아니, 싫다~~ ㅎㅎ
어쩌면 내가 저자들이 칸트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건방지게 위에서 말한 단 하나의 것을 통해 칸트의 모든 것을 이해했다고,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해하지 마시라..

평생동안 어렵게 쌓아온 그의 사상을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모두,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조금은 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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