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황현산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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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어린 왕자' 특별전을 했다.
어린 왕자 초판본을 포함해 다양한 어린 왕자와 관련된 상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었다.
솔직히 다 큰 어른이 혼자 가기에는 좀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왕자는 동화라고 하지만, 어른들에게 더 많이 회자되고,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무언가를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이 무척 놀랍다.

매니아들은 어린왕자에 관련된 다양한 책과 소품들을 수집한다고도 한다.
난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가끔씩 들춰보곤 하는 책이다.
이번에 열린책들에서 나온 어린 왕자는 내가 좋아하는 문학 평론가인 황현산님의 번역을 했다.
평소 그의 글을 좋아했었기에 그가 번역한 어린 왕자는 어떨지 무척 궁금했다.
화려하지 않게 깔끔하게, 싫증내지 않고 오래볼 수 있는 디자인에 제본도 실로 했다고 한다.

어린 왕자에 대한 내용이 여기에서 언급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자료가 있기에 생략한다.
다만, 이번에 보면서 눈에 밣혔던 몇 문장을 소개해 본다.

'자기가 길들인 것 밖에는 알 수 없는거야'
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여우의 말이다.
'길들인다'라는 말이 뜻하는 것이 '관계를 맺는다'라는 것이라면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길들여지고, 길들이고 살아가고 있다.
난 과연 얼마나 많이 길들여졌는가, 길들이고 있는가?
그 길들임은 아직도 유효한가?
아래 문장을 보며 이 질문은 점점 더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넌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을 져야 하는 거야. 넌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의든, 타의든 참으로 많은 관계를 만들었다.
그 관계에 대해 부족한 권리만을 강요했을뿐, 얼마나 많은 책임을 지려고 했던가...

술주정뱅이와의 대화는 예전에도 알고 있던 내용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내 마음에 쿡~ 찌른다.
아프다...많이 아프다...
술 먹는 것을 잊기위해 술을 먹는 주정뱅이의 모습이 예전에는 그저 바보같이 보였을 뿐인데, 왜 지금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걸까?
아마... 주정뱅이의 뒤에 앉은 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볼때마다 다른 기분이 들게 만들고,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들이 몇 권 있다.
이번 '어린 왕자'를 통해서 또 다른 무언가를 느낀다.

이토록 짧은 단편으로 무수히 많은 생각과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생텍쥐페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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