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를 찾아서 1 - 리링, 다산, 오규 소라이, 난화이진과 함께 떠나는 진경환의 논어 여행
진경환 지음 / 소명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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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논어'를 모르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대부분은 공자의 글 중 몇개의 문장을 일상생활에 쓸 정도로 그의 글은 우리에게 친숙하다.
그러나, 논어 전편을 잃어본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논어 전편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논어에 관한 책은 많지만 원문과 간략한 설명만을 소개하거나, 원문 중 핵심 내용-저자가 생각하는 핵심이겠지만-에 대한 책들이 대부분이다.
나 또한 다양한 논어에 관한 책을 접했지만 이 책을 처음 보는 순간, '아~~'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이 책은 저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논어 전편에 대한 글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인 '집 잃은 개'는 공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 책의 원류라 할 수 있는 리링의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동안 신격화 되어 있는 공자에 대한 글이 아닌 인간 공자에 보다 주목하고자 한 글인데 그러다보니 많은 논란이 되었던 책이다.
저자는 공자의 논어를 다양한 국적을 가진 명사들의 글을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리링을 근간으로 하여, 한국의 다산 정약용, 일본의 오슈 소라이, 대만의 난화이진의 글을 함께 보여준다.
하나의 문장에 대해 위인들이 어떻게 생각하였는지를 보여주고, 자신의 생각을 끄트러리에 소개하고 있다.
때로는 수긍하고, 때로는 강하게 반박하는 저자의 글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가끔 등장하는 한 편의 시는 풍류를 더한다.

누군가 논어에 대한 책에 대해 나에게 조언을 구한다면-그럴일을 결코 없겠지만- 난 이 책을 추천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논어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한 권의 책을 통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위인들의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단 한 권의 책-물론, 상당한 분량이기는 하지만-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서두에 밝히듯이 저자는 인문을 전공한 학자가 아니다.
그렇기에 자의적 해석에 대한 오류를 미리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난 그 자의적 해석이 아주 마음에 든다.
저자의 해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성현이라 일컫는 공자의 말씀에 '감히' 사족을 달 수 있는 그 용기가 너무 부럽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몇 번이나 논어를 접하였지만 감히 그 글에 대해 '나의 생각'을 얹을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이 책은 나에게 논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인문에 많은 관심은 있지만, 그 관심은 그저 앵무새처럼 누군가가 해석해 놓은 내용을 머리에 담기 바빴던 것 같다.
그 내용에 대한 나만의 고찰이나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 책으로 논어-좀 더 광범위하게 말하면 고전이라 하는 것들-를 나만의 것으로 만들 용기를 얻었다.
어쩌면 진작부터 그랬어야 하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은 듯 하다.

하나의 문장에 대해서도 이렇듯 다양한 관점에서의 해석이 가능하였음을 왜 이제서야 알았을까?
왜 난 이들처럼 나만의 해석을 할 생각을 못하였을까...
지금까지 내가 접했던 인문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였기에 감히 이 책을 최고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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