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코너스톤 세계문학 컬렉션 1
조지 오웰 지음, 이수정 옮김, 박경서 해설 / 코너스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어릴 적 보았던 만화 중에 빨간 돼지가 나오는 만화가 있었다.
정확히 제목은 생각이 안나지만, 반공과 관련된 주제의 만화였던 기억이 난다.
'빨간색'과 '돼지'는 공산주의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것이였지만, 왜 돼지였는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 책, 동물농장을 본 후 돼지가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이 될 수 밖에 없음을 알았다.

'동물농장'은 '1984'와 함께 조지 오웰의 대표작이다.
동물들이 나온 우화라고 하기에는 사회적 풍자의 색채가 무척이나 짙다.
이 책이 출간될 당시는 공산주의 진영과 자유주의 진영의 대립이 극에 달하는 시기였기에 타이밍도 매우 좋았다.
사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공산주의가 아닌 사회주의이다.
만약 이 책이 요즘 출간되었다면 이처럼 고전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

학창시절, 고전을 보려고 노력하던 시기에 본 기억은 있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심오한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하였다.
농장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들이 잘 살기 위해 동물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성공하였지만 결국은 돼지들의 세상이 되고 말았다는 말 그대로의 흐름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였다.
그리고 후에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동물들의 반란이라는 재미가 아니라, 아주 멋드러지게 사회주의의 폐해를 담고 있는 내용임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 코너스톤에서 세계문화 컬렉션이라는 시리즈, 그것도 첫번째 책으로 이 책이 나왔기에 망설임없이 펼쳐 보았다.

동물들의 반란은 메이저 영감의 연설에서부터 시작된다.
'힘들게 일하고,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지만 그 모든 결과물은 인간의 손에 넘어간다.
이제 우리의 것을 되찾자'
이것이 반란의 계기가 되었고, 이 반란은 인간을 몰아냄으로써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가 싶었지만...
실은 이때부터 진정한 권력의 다툼이 시작되었다.
한때 동지였던 스노볼을 축출한 나폴레옹은 더욱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전에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인간이 하던 짓을 그대로 한다.
결국 이 반란은 '인간'을 내몰고 '나폴레옹'을 그 자리에 앉힌 것에 지나지 않았다.
반란의 목적과 의미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저 권력의 상좌의 자리만 바뀐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는 명확하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치는 없다는 것이다.
인류가 집단생활을 하기 시작한 이후로-결국, 인류 태초부터란 이야기다-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누군가는 리더가 되었어야 했고, 그 리더로 인해 집단의 흥망성쇠가 결정되었다.
그렇기에 리더의 힘은 막강하였다.
그리고 더 막강해 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는 사실이 슬플뿐...)
이는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그 리더가 되기위해 노력-공부를 하고, 돈을 모으고, 힘을 키우고, 심지어 거짓말에 사기까지-하는 것이다.

코너스톤의 책과 여타 출판사와의 책과의 차이점은 마지막에 있다.
작품에 대한 해설을 통해 이 작품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그 해설이 이 작품의 모든 것이 아님을 인지하여야 한다.
독자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자신의 정답이고 고전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서두에서 말한바와 같이 당시의 시대상에는 '사회주의'가 적절한 묘사대상이였지만, 지금은 어떨까?
강대국? 재벌? 심지어 집주인?

'갑'과 '을'이 아닌, '모두'가 평등한 세상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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