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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행복할 것 - 늘 가까이 있지만 잊고 지내는 것들의 소중함
그레첸 루빈 지음, 신승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시골에서 자란 나는 어릴적 친구 집에 놀러가면 늘 보는 것이 있었다.
'가화만사성'이라고 한자로 씌여있고, 좌우에는 대나무가 뻗어있는 십자수로 뜨게질되어 있던 현판이었다.
당시는 이게 유행이였는지 몇집 건너 하나꼴로 볼 수 있었다.
그때는 그냥 '좋은 문구'로 인식되었던 그 글이 이제는 내가 그토록 간절히 갈구하는 '진실'임을 깨닫게 된다.
'집안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된다'라는 말이 결코 남에게 보여주고자 한 글이 아니라 우리가 평생을 거쳐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행복추구자'이다.
간절히 행복을 추구하려고 한다.
그럼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바로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느냐의 차이인 것이다.
저자는 집안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 찾기에 나선다.
그 과정을 이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일상에서의 행복찾기가 힘들 것 같지만, 저자는 참으로 다양하고 많은 행복을 찾아내었다.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문체는 행복의 따사로움이 전달되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아이의 학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 마무리되는 5월까지 한달씩 하나의 테마를 정해 적극적으로 그 테마에서의 행복을 찾는다.
소유물, 결혼생활, 부모, 마음, 시간, 몸, 가족, 동네, 그리고 바로 지금.
무엇을 새로 시작해서,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행동에 옮겨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적극적으로 함으로써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중 몇가지-무엇인지는 부끄러워서 비밀..ㅎㅎ-는 나도 하고 있는 것인데 처음에는 괜히 민망하지만 나중에는 우리 가족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듯 하다.
마지막 5월의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지금 내 좌우명인 Carpe diem과 상통해서 조금 놀랍기도 했고, 뿌듯하기도 했다.
왠지 나도 행복추구자가 된 듯한 기분이랄까...
나중에 더 형편이 나아지면...나중에 시간이 나면....
이 '나중'은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감명깊었던 문구는 책 서두에 있는 아래의 글이다.
'온갖 목표의 최종적인 결과, 즉 모든 활동과 노력이 향하는 궁극적인 종착역은 집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이 글은 진리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늘 바쁘게 생활하는 '최종적인 목표'가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해보자.
부디 이 책의 독자들은 탈탈과 미탈남매와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지금 당장 집안에 흘러 넘치는 행복을 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