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블 이야기
헬렌 맥도널드 지음, 공경희 옮김 / 판미동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5 아마존 올해의 책 1위'라고 써 있는 띠지와 자신이 그 주인공임을 당당하게 자랑하고 있는듯한 모습의 매.

H is for Hawk라는 문장 또한 무척이나 이 책이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저자인 헬렌 맥도널드의 자전에세이다.
사실 전기도 아닌 자전 에세이가 이렇게 각광을 받기란 쉽지 않은데 어떤 내용이길래 이렇게 호평을 받고 있을까 궁금했다.
자연을 특히 잘 묘사했다는 원서를 번역서를 통해서도 충분히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란 우려도 있었지만 '공경희'라는 옮긴이를 보고 읽기 시작했다.
대부분 원작자나 책의 내용을 보고 책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나에게 공경희씨는 믿고 보는 번역자라는 믿음이 있다.
이 책 또한 실망을 주지 않았다.

저자는 어렸을 때 사진작가인 아버지와 함께 다니면서 매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소녀였음에도-아직 여자 매잡이를 보지 못했다- 매잡이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을 정도였지만, 커가면서 어릴적 꿈 중의 하나로 묻히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아버지의 죽음은 아버지와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다른 매 종류도 많았지만, 유독 길들이기 힘들다는 참매를 선택하고 바로 그 매의 이름이 이 책의 주인공인 메이블이다.
메이블을 키우면서 자신의 삶을 관조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런 생각을 통해 점점 더 매와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내가 직접 이 책을 보니 사람들이 왜 이 책의 문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지를 나도 느낄 수 있었다.
자연과 교감을 하는 책들은 은유적-화려하거나 과감하거나-인 표현들이 많은데 이 책은 그런 표현이 많지 않다.
그저 자신의 감정, 자신이 본 것들에 대한 '정확한' 표현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별다른 수식어없이 나열하였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호흡이 긴 문장이 없다. 대부분이 짧다.
그런 짧음은 순간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고 긴장감을 불러온다.
어쩌면 매잡이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책이 이렇게 멋진 호응을 받는 이유가 바로 이 몰입도를 증가시켜주는 짧은 문장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개나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과의 교감이 인간의 정서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처럼 저자에게는 참매인 메이블이 그런 영향을 주었다.
비록 지금은 메이블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메이블을 통해 자신이 어려웠던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고 보다 더 성숙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은 분명한 듯 하다.

어릴적 하늘에서 보았던 매를 떠올려 본다.
하늘의 제왕인양 저 높은 곳에서 긴 날개를 펴고 유유히 비행하는 멋진 모습.
이 책을 보고나니 그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