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서 - 삶의 근원은 무엇인가 ㅣ 인문플러스 동양고전 100선
황석공 지음, 문이원 엮음, 신연우 감수 / 동아일보사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그동안 나에게 '소서'는 24절기 중의 하나로만 알고 있었지, 이렇게 멋진 책이 있는 줄 몰랐다.
이 책은 황석공이 썼다고 한다.
이 책에서 멋진 비화가 있다.
저자인 황석공은 이 책을 장량에게 주었다고 한다.
장량이 누구인가?
유방이 중국을 통일할 수 있도록 도와준 최측근 참모이다.
그런 장량에게 그냥 건네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발을 줏어오게 하고, 이른 아침의 약속시간을 몇 번이나 지키게 하고서 건네주었다고 한다.
이 책은 아무나 가질 수 없고, 능력이 있는 자만이 가질 수 있고, 그런 사람에게 건네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장량은 이 책을 후사에게 건네주지 못하고, 자신의 무덤까지 가지고 갔다.
모두 1,336자로 이뤄진 이 책의 내용이 무엇이길래 장량이 이 책의 내용 중 몇 가지만을 사용하여 중국을 통일했다고 말을 했을까?
이 책은 소서의 한 문장, 한 문장을 하나의 챕터로 삼아 그 문장에 대한 뜻을 풀이하고 있다.
한자의 뜻풀이에서부터, 다른 고전까지 응용하여 문장이 의미하는 뜻을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강요하는 것은 다섯 글자이다.
도, 덕, 인, 의, 예.
사람이 살아가면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고, 각각 독립적으로 혹은 상호 연결되어 사용된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시한 것을 '도'로 보았다.
사실 원문 그대로를 사용했다면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을 책이다.
세상에 숨겨진 비법은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가..ㅎㅎ
각 장 하나하나의 뜻 풀이를 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문장들이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진 내용을 생각해 보자면 끝도 없는 생각의 깊이로 빠져든다.
"성취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선 비워보자.
성공하고 싶은가? 더 비워보자.
비우고 비우면 비로소 통하고 비우고 또 비우면 비로소 얻을 것이니, 얻고자 하면 우선 비우라!"
이 책에서 건진 나의 화두가 될 문장이다.
성취나 성공은 무언가를 얻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결코 버려서 될 성질의 것들이 아닌데, 비우라고 한다. 계속 비워야 한다고 한다.
비워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다는 의미인가?
내 속에 있는 잣대로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라는 의미인가?
이 책의 원문과 뜻풀이만을 책 뒷부분에 부록 형식으로 따로 정리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짧은 문장안에 참으로 귀한 말들이 많다.
단지 글이 아니라, 글 속에 담긴 뜻을 이해하고 체화한다면 장량처럼 통일을 하지는 못할지라도 내 뜻을 펼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비우고 비우면 비로소 통하고 비우고 또 비우면 비로소 얻을 것이니, 얻고자 하면 우선 비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