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즐겁지 않다면 한산을 만나라
페이융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소개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미국 도서관 대출 1위, 미반납 도서 1위의 도서 '길 위에서'의 작가 잭 케루악이 '달마행자들'이란 소설을 한산에게 바친다는 내용이였다.
한산이 누구이길래 이런 멋진 작가가 헌사를 했을까?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는 5~60년대 미국의 주류였던 히피, 비트족들에게 아주 강한 영향을 끼친 도서이다.
그러하였기에 당시 미국의 젊은이들이 한산에 열광하였다.
도대체 왜?

이 책은 한산과 '길 위에서'라는 작품의 믹싱을 통해 한산이 추구하고자 한 삶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다.
한산에 대한 기록이 거의 전무하였기에 그가 남긴 시와 몇몇의 문건을 통해 그를 다시 재조명하고 있다.

한산은 중국 당나라의 선승이자 시인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산이름이기도 하다.
한산에 살고 있는-기거하고 있는이란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지만- 선승의 이름을 몰라 그냥 지명으로 그를 부르고 있다.

그의 삶은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자유로움'이다.
어디에 구속되지 않고-마음도, 육체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자유로움이 당시 사상적으로 옮매이던 미국 사회에 분출구를 만들어주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이는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 있는-무엇때문에?- 우리에게도 다시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산이 추구하고자 한 '자유로움'은 '방종'이나 '나태'와는 분명히 다르다.
우리는 흔히 이것들을 혼용하여 사용하지만 이 둘의 차이는 '의지'의 유무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면 자유로움이고, 의지가 없으면 방종이다.
이 책을 보면 자유로움 속에서도 (조금은 특별하게 보일 수 있는) 한산만의 인생의 철학을 확실히 볼 수 있다.
세속에 얽매이기를 싫어한 것이 아니라, 세속에서의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기에 그런 삶을 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한산의 삶은 노자와 장자가 말하는 도교와도 상당히 닮은 듯 하다.
유유자적하며 자유로움을 추구하지만, 그 자유로움 속에는 그 무엇보다 단단한 삶의 축이 있다.
역설적이지만 우리가 이토록 바쁘게 살고 있는 것은 자신만의 의지가 없기 때문에 남의 의지에 기대어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자유로움.
누구나 갈망하는 것이지만, 그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돈도 있어야 하고, 그 돈을 쓸 시간도 있어야 하고,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건강도 있어야 하고...
이것들이 모두 갖춰지면 정말 자유로워질 수는 있을까?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을 통해 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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