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 -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깨우는 일상의 질문들 문득, 묻다 1
유선경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표지를 넘기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아~'라는 감탄을 내뱉었다.

그리고 한참동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마치 하얀 눈 속에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는듯한 나무들...
그리고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발작국....
파스텔지(맞나?) 4장으로 만들어낸 마법이다. 

이 저자, 참 매력있다. 
삶의 경험을 넓히는 것은 답이 아니라 질문입니다. 
아니, 어찌 이리 멋진 말을 할 수 있는가..
그렇다.
우리는 매일 자신에게, 혹은 남들의 질문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이 책은 KBS 클래식 FM '출발 FM과 함께'라는 프로의 '문득, 묻다'란 코너에 나온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책 제목도 그냥 '문득 묻다'보다는 중간에 있는 쉼표 하나가 이렇게 큰 울림을 줄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 책은 크게 꽃을 보다, 먹고 마시다, 말하다로 나누어져 있다.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첫번째는 꽃과 나무와 같은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두번째는 먹고 마시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은 말과 관련된 아주 소소한(?)-생각지도 못한, 정말 왜라고 생각조차 들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그 이유, 근원이 무엇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각 장의 끝에는 조그만 글씨로 함께 하면 좋을 클래식, 혹은 연주곡명이 적혀 있다.
내가 클래식을 잘 알지 못하여 해당 곡이 어떤 느낌인지를 잘 모르나, 분명 이 책과 함께 한다면 나의 떨림은 분명 증폭될 것이라 생각한다.

전혀 생각해 보지도 않은 것들도 모두 그 나름의 의미가 있고, 깊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지금까지 김춘수의 '꽃'은 연인이고, 사랑이였다. 적어도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였다.
누가 이것을 동백꽃이라 생각을 하였을까..ㅎㅎ
아카시아가 아닌 아카시가 맞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달에 있는 계수나무의 정체도 알았다.

집 거실에 걸려져 있는 '최후의 만찬'을 보면서도 단 한번도 그 음식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이번에 액자를 내려서 자세히 들여다 보아도 솔직히 모르겠다. ㅎㅎㅎ
제사상에 '치'자가 들어간 생선을 올리면 안된다는 것도 처음이고, 커피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마누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라는 말을 많이 듣고, 하기는 했지만, 단 한번도 왜 그러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해 보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 대사 중 하나로 손꼽을 수 있는 '카사블랑카'의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이건 정말 번역의 최고봉인 듯 하다. 이 자리를 빌어 번역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주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고, 지식과 상식을 많이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였다.
무엇보다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버린 내 주위의 것들을 조금은 더 세심하게 보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가장 좋았던 것은 바로 이런 시각의 변화인 것 같다.

정말 고맙운 건 이 책이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나올 '문득, 묻다'시리즈는 무조건 볼 것이다.
이제 막 나온 책의 다음이 기대된다고 하면 너무 성급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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