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이 변할 수 있을까?

난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리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 변화는 자신의 굳은 의지도 중요하지만, 주위 환경의 변화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소설 한 권을 보면서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그럴 수도 있다. 어쩌면 책을 보면 무언가를 꼭 남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책의 초반에 나오는 그의 등장은 솔직히 좀 정신이 없었다. 
아마 내가 그동안 주로 읽는 책들과 다른 부류의 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이 특별한 부류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소설을 많이 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진 늘 가나다라 순으로 전개되고, '아'하면 '어'하는 프로세스에 익숙해서인지, 불쑥불쑥 상황이 바뀌고, 반어적인 표현의 적응에 조금의 시간이 걸렸다.

이 책의 주인공, 오베. 정말 멋진 시람이다. 
그의 변화가 멋지다는 것이 아니라, 누가 뭐래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인생 철학이 확실하다는 것이 멋있다.
처음부터 이타적이고, 배려심이 많았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래도 남에게 해를 주지 않는 그의 인생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을 듯 하다.
물론, 난 절대로 오베씨처럼 살 자신도 없고, 그러기도 싫다. ㅎㅎ

시계처럼 정확하고, 독일병정처럼 확고한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살던 오베씨의 마음에 어느날 돌 하나가 던져진다.
바로 이웃으로 이사온 한 가족.
그들로 인해 그가 60살 가까이 지켜왔던 그의 인생관과 사고 방식이 흔들리게 된다.
그 흔들림은 보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멋진 파동이였고, 행복이였다.
한 마디로 정의하면, '시크남'이라고 할까? ㅎㅎ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을 듯 하다.
다만, 마지막에 나오는 그의 죽음을 보면서 구두쇠 스크루지가 떠올랐다.
만약, 이전의 삶대로 살다가 맞이하는 죽음이였다면 그는 과연 어땠을까?
그 자신도 전보다는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할 것이다.

오랫만에 가볍게 읽으려고 집은 소설책이 그리 가볍게 느껴지지만 않는다.
많이 웃기도 하였지만, 중간중간에 있는 진지함과 마지막의 무거움이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설마 오베씨보다 더하지는 않겠지라는 자위를 해본다- 나도 또 다른 오베일 수도 있다.

소설을 이렇게 보는 것이 정상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확실히 재미는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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