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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사람인가
발타자르 그라시안 &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 & 장 드 라 브뤼예르 지음, 한상복 엮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평점 :
오랫만에 만나는 한상복 님의 책이다.
몇 번의 만남-물론, 책으로..-을 통해 작가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그 믿음으로 이 책을 주저없이 선택하였다.
예상했겠지만 이 책 또한 자기계발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책들과는 다른 분위기다.
저자를 보면 알겠지만, 한상복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라 로슈푸코, 라 브뤼예르가 함께 있다.
그라시안 또한 책으로 몇 번 만났기에 낯설지 않지만, 나머지 두 사람은 처음 접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인생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 고민을 멋진 책으로 출간했다는 것이다.
너무 적나라한 현실을 반영하여 로슈푸코와 브뤼예르는 익명으로 책을 출간하였다.
이상적인 것을 말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 이상을 현실에 반영하기란 너무 어렵다. 그렇기에 이상일 것이다.
반면 이들이 말하는 인생은 너무 현실적이다.
그렇기에 때로는 내가 숨기고픈 속마음을 들킨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저자는 '필요한 사람'이란 과연 어떤 사람일까란 질문으로 이 책을 시작하고 있다.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필요한 사람일까?
아닐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그 얼마나 피곤한 삶이겠는가...(나도 이 책의 영향을 받을걸까? ㅎㅎ)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자기만족'이다.
그것이 뒷받침되어야 다른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상에 대해서 세사람은 적나라하게 비판한다.
너, 정말 그럴 자격이 있어? 라고...
그렇다고 이 책이 자기 중심적인 이야기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어쩌면 남을 배려하고 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 나 자신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보라는 것이다.
내가 느낀 세 사람의 느낌은 아래와 같다.
그라시안 - 개인주의와 이타주의의 경계
로슈푸코, 브뤼예르 -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경계
한상복님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글과 중간중간에 언급되는 세 사람의 문장이 너무나 조화롭다.
잠언집만 읽었을 때와는 무척 다른 느낌이다.
표지 또한 양장의 딱딱함과 겉표지의 올드함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따뜻한 봄바람에 흔들리고 있다면 이 책을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다시 차분하게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내 마음에 박혀버린 문장을 소개한다.
"인생이란 느끼는 사람에게는 비극인 반면,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희극이다."
그대의 인생은 꼭 희극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