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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 파편 - 최신 원전 완역본 ㅣ 아르센 뤼팽 전집 7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평점 :
이번 책은 뤼팽이 주연이 아니다.
뤼팽 전집인데, 뤼팽이 주연이 아니라고?
그렇다.
이번 책의 주인공은 폴 들로즈이다.
아마 모리스 르블랑은 전쟁과 추리를 섞은 멋진 작품을 하나 쓰고 싶었던 것 같다.
뤼팽의 엄청난 인기에 살짝 얹어서 이 책을 펴낸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
뤼팽이 그리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스토리는 역시 전작에 비할 바 없이 튼튼하다.
폴 들로즈의 개인사와 세계대전 반발이 엮어 기묘하고 스팩터클한 작품이 만들어졌다.
책을 읽다보니 갑자기 요즘 드라마와 같이 결부되어 진다.
무척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하지만, 등장인물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
아버지를 죽인 원수가 내가 어제 결혼한 부인의 엄마?
전쟁에 참여했는데, 이제는 헤어지려고 마음먹은 부인의 동생이 입대를 해서 자신의 부대를 찾아온다?
전작에서의 반전으로 이번에는 누가 뤼팽일까하고 열심히 읽다가 결국 진짜 뤼팽이 잠깐, 아주 잠깐 살짝 등장한다.
그리고는 폴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차라리 반전의 코드를 기대하게끔 등장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아니면, 아예 뤼팽을 빼버렸어도 좋은 작품이였을텐데라는 아쉬움도 들고..
잊어야 하는, 그러나 결코 잊지 못하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 멋지게 활약하는 폴 들로즈의 모습은 뤼팽과 비교해도 그리 모자르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번 책도 장편답게 디테일한 표현으로 독자를 흠뻑 빠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래도 자꾸 이 책이 왜 뤼팽전집에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그냥 별도의 르블랑의 작품으로 내놓았어도 손색이 없지 않았을 것 같은데...
정확한 르블랑의 작품 연대기는 모르지만, 이 책은 왠지 중,후반에 씌여진 듯 보여진다.
표현이 무척 디테일하고, 추리를 요하는 부분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뤼팽에 기대지 않고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킨 것도 큰 도전인 듯 하다.
서두에 썼듯이 전쟁과 추리를 섞은 스토리를 완성되었으나, 뤼팽의 사정상(?) 이곳에서도 등장하기에는 많은 무리수가 있었을 것이다.
결국, 작가는 까메오(?)라는 편법으로 뤼팽을 등장시킨 듯 하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