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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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서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미 5년 전에 베스트셀러로 유명을 떨쳤고, 가정을 파탄낼 듯한 책 제목으로 더욱 널리 알려진 책이다. ㅎㅎ
내가 지금 본 책은 바로 그 책의 2005년 개정판이다.
아직도 이 책의 제목은 그리 호감을 주지는 않지만, 이미 5년 전에 그 진의를 알았기에 부인 앞에서 읽어도 그리 두렵지 않다. ㅋㅋㅋ
제목때문인지 내가 보는 책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안쓰던 부인도 이 책에 대해서는 호기심이 있는 듯 하다.

이전의 책을 보지 못했기에 이 책에 대해서는 많이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중년 남자분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는지...
아...읽어보니 알겠다.
어쩌면 나도 이제는 중년이라는 호칭이 그리 어색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내용 하나하나가 참 절절하다.
무척 당당한 듯 하면서도 남자는 강해야 한다는 외양을 깨고 그 안의 가장 부드러운 속살들을 하나하나 보여주기에 조금은 부끄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것이 실상인 것을 어찌하리..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났기에 그저 숙명이겠거니 수동적으로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라도 조금은 내 목소리를, 내 행동을 보여주어야 할 것 같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삶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 다시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할 용기를 얻는다.
'지금의 이 순간이 지나면 하리라'라는 다짐은 매년 반복되는 새해 결심과 같았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려고 할 것이 아니라, 조그마한 것부터 하나씩하나씩 나의 것으로 바꾸어야 겠다.
결국, 그것들이 '나'란 인간을 만드는 것들이므로..

10년 이상 함께 살아온 부인에게 이 책을 보여주며 넌지시 물어봤다.
부인은 이 책을 보지 않았지만, 저자의 부인과 비슷한 답변이 돌아왔다.
최대한 씁쓸한 표정을 보이지 않으려 했지만, 눈치챘나보다...
오랫만에 커피도 내주고, 내가 좋아하는 야식도 해준다. ㅎㅎㅎ

그래.. 이게 인생이다. 뭐, 별게 인생이냐..
아직까지 따끈한 아침 밥을 해주고, 술자리 후 집에 돌아왔을 때 책상 위에 꿀물이 있으면 됐지 더 이상 무엇을 바라리..
부인에게는 참으로 미안하지만, 다음 생에서도 누군가를 택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면 주저없이 바로 '당신'을 다시 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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