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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세계가 우주라면 - 세상을 꿰뚫는 아포리즘 50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5월
평점 :
무지의 세계가 우주라면...
그 다음 말이 뭘까 궁금했다.
이 책의 저자가 강준만 교수이기 때문이다.
그의 글을 보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가 달라졌다.
고정되고 편협된 나의 생각을 깨트려주었다.
이번 책에서도 그런 깨짐을 기대하였고, 기대 이상으로 껴졌다.
이 책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번쯤 고민해 볼 주제들에 대한 아포리즘과 저자의 생각을 담고 있다.
사회, 정치에 관한 주제도 있고 사랑, 행복, 희망과 같은 일반적인 주제들도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비교적 현대의 아포리즘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
아포리즘이라고 하면 고전이나 옛 성인들의 글이라 생각했는데, 현대적인 글도 그에 못지 않게 좋다.
특정 주제에 대한 다양한 매체의 좋은 글들을 소개하고 있다.
“단순하다는 것은 쉬운 말만 골라 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단순'의 정확한 개념은 메시지의 ‘핵심'을 찾으라는 의미다.
그리고 ‘핵심을 찾으라'는 말은 곧 메시지를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내여 그 한가운데 숨어 있는 본질을 발견하라는 뜻이다.
정말로 어려운 부분은,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하지는 않은' 메시지를 제거하는 일이다.”
이렇기에 단순한 것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아름다움을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다.
특히 마지막 문구 ‘가장 중요하지는 않은' 것을 제거하는 것은 고통을 느낄 정도로 어렵다.
단순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제대로 알고,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하게 일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일까.
“희망은 뭔가가 잘되리라는 확신이 아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게 옳다는 확실성이다.”
희망은 믿음이다.
그것이 옳다는 믿음.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희망일 수가 없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 이유에 대한 올바른 믿음이 전제될 때 희망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들이 있고(알려진 사실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알려진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있으며,
또 우리가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들(일려지지 않은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있다.”
이 책의 제목과 관련이 있는 글이다.
말장난 같은 글이지만 곱씹을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이러니 한 것은 지적 허기를 달래기 위해 배울수록 더 심한 허기를 느낀다는 것이다.
알면 알수록 알지 못하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느낀다.
그럼 아예 배우지 말아야 할까? ㅎㅎㅎ
“사과는 사과를 갖고 하는 것도 입이나 손바닥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사과하고 싶다면 용서받을 때까지 늦가을 사과나무처럼 서 있어야 한다.”
한 장의 사진이 떠오르는 글이다.
사과는 상대방의 용서를 목적으로 한다.
내가 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용서받을 짓을 하지 말아야 하고, 용서받을 짓을 했다면 묵묵히 용서를 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