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의 주역공부 - 다산처럼 인생의 고비에서 역경을 뛰어넘는 힘
김동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역'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점서이다.
유교와는 거리가 있는 책 같지만, '오경' 중 한 권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고 하는 책이다.
이 2가지 이유로 지금까지 주역을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책 표지에 '다산'이라는 단어가 이 책을 보고 싶게 만들었다.

저자는 국내 최고의 사주명리 권위자이다.
20대부터 운명에 관심을 가지고 깊게 공부를 하였다.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이 책을 보게 된 동기는 '다산'때문이다.
조선 최고의 학자로 다방면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다산 정약용이 유배를 갔을 때 주역에 대해 깊게 공부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다산에 대해 관심이 많기에 이 책에서 다산과 주역의 관계를 보고 싶었다.

책의 아래 그림처럼 주역의 괘에 대한 해석과 함께 실생활에서, 그리고 다산의 삶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괘를 본 적은 있지만, 나에게는 의미없는 그림이였다.
이렇게 자세히 본 것은 처음이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약간의 변화에도 그 뜻을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 신기하다.
해석만 본다면 아마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저자의 직,간접적인 경험과 다산의 인생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기에 괘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전문가인 나에게 누군가의 운명을 알아맞히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말 어려운 건 옳고 그름에 대한 사리판단이다.
내가 분석한 대로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나이가 들면서 정말 중요하다고, 그리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어릴 적에는 맞고 틀리고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남의 틀림'을 '나의 옮음'으로 바꾸기 위해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부질없는 것이였는데 그때는 왜 그렇게 신경을 썼는지...
지금은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시켜야 하는지에 관심이 높아졌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이 좋으나, 그렇지 못하다면 완곡하고 애둘러 말하는 요령도 필요하다.
그것이 인생의 지혜인 것 같다.

요즘같이 더욱 복잡하고 빠르게 세상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얼마나 세상의 흐름에 관심을 두고 시대에 맞춰 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이다.
혹시 아직도 예전에 배운 공부와 기술에 안주하고 있지 않은가?

감사하게도 아직까지 예전에 배운 공부와 기술로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
내려놓음, 비움의 영향도 있겠지만, 풍족하지는 않지만 빈곤한 삶은 아니였다.
조금씩 변화를 위해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고 있는데, 하면 할수록 부족함을 느낀다.
이전에는 몰랐던 감사함을 부족함을 느끼면서 더욱 진하게 느끼는 것 같다.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지는 못해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운명은 자신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유연한 생각과 태도로 주변의 작은 변화에도 귀를 기울여보자.
운명이 강한 사람은 단지 힘이 센 사람이 아니라 변화에 발맞춰서 빠르게 대응하고 끝까지 살아남는 자를 의미한다.

다윈의 진화론이 생각나는 글이다.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이 살아남는다.
운명이라고 하면 이미 정해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본인의 노력에 따라 변한다.
이미 정해진 운명이라면 너무 재미없는 인생이지 않을까.

금수저인 다산의 운명이 그럴줄 누가 알았을까.
이 책을 통해 다산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주역과 함께 볼 수 있었다.
정반대의 삶을 살면서도 학문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세상에 대한 관심을 이어간 다산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재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3권짜리 소설을 보고 토론을 한 적이 있다.
운명에 대한 책이였는데, '운명은 정해졌다', '그렇지 않다'로 며칠동안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이 책을 보면서 그 시절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 친구들에게 이 책을 보여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