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으로 어쩔 수가 없다
이시카와 마사토 지음, 이정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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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어.
부정적인 말입니다.
패배자의 말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우리는 살면서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많이 맞닥뜨립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 대해 자책을 하곤 합니다.
조그만 더 노력할걸...조그만 더 참을걸.. 조금만 더...
그랬다면 달라졌을까요?
그럴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느끼는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성을 가진 인간인 동시에 본능도 가지고 있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51가지의 어쩔 수 없는 일은 동물로써의 인간, 즉 생물학적인 오류에 대한 타당한 논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생각하지도 못한, 당연하다고 믿었던,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였습니다.
수백만년동안 지켜오던 뇌의 최적화 매커니즘을 수천년만에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겠지요.
그렇기에 계속 이전의 매커니즘과 현재의 매커니즘의 싸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를 사용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큰 원인일 것입니다.
이전의 주된 사용 목적은 '생존'이였다면 지금은 '발전'입니다.

짜증을 누그러뜨리려면 활성화된 뇌를 진정시켜야 한다.
그럴때 도움이 되는 것이 '한숨'이다.
숨을 완전히 뱉어내면 폐에 공기가 없어져서 뇌로 공급되는 산소가 줄어들기 때문에 활성화된 뇌세포에 영양분이 도달하기 어렵다.
산소가 부족하다는 위험을 감지한 뇌는 진정하려고 한다.

한숨의 유용성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 한숨을 쉬면 어른들에게 혼나고 했는데, 나쁜 것만은 아니네요.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쉰다는 것은 결코 혼날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권장해야 할 것 같네요.

이왕 이렇게 된 것, 짜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짜증이 나는 것은 전전두엽에 자극이 가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성이 발달하고 있는 것이니까 좋은 일이다.
새로운 취미 활동이나 업무를 시작하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짜증이 난다.
그래도 머지않아 익숙해져서 잘 할 수 있게 된다.
짜증의 끝에는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짜증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너무 멋지네요.
조금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짜증의 횟수와 진화는 비례 관계일까요?
짜증난다고 화내지 말고 곧 잘해낼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네요.
짜증을 너무 미화시키고 있는 건가요? ㅎㅎ

물건을 정리하지 못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아주 오래전부터 정리라는 작업을 하지 않았으므로 그에 어울리는 능력이 생물학적으로 진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가 많은 물건을 갖고 싶어 하므로 집에 둘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양을 소유하기 때문이다.
...
사용하고 싶을 때 찾을 수 없다면 그 물건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리하는 데 방해가 되므로 버리는 게 좋다.

이거...그대로 믿어도 되는 걸까요?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잘 정리하기'였는데 이 글을 보면서 조금 의지가 약해지네요. ㅎㅎ
그래도 마지막 문장이 더 인상깊네요.
쓰고 싶을 때 찾을 수 없다면 없는 것이죠.
1년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이라면 버려도 된다는 누군가 알려준 정리방법이 생각하네요.

이 책에서 말하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은 생물학적인 것입니다.
모든 것들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라는 의미는 아닐겁니다.
다만, 그런 것들로 인해 너무 상처받고 괴로워하고 있다면 자책하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어쩔 수 없는 것들을 극복할 수 있다면 한층 성숙한 인간으로 진화된 것이겠죠.
당연함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조금 더 분발할 수 있는 자극제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네요.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일'과 '노력하면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일'
이 책이 이 둘을 구분하는 좋은 가이드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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