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의 답 - 혁신을 이룬 스타트업은 어떻게 데스밸리를 넘었나
성호철.임경업 지음 / 포르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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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라고 하면 피할 수 없는 것이 몇개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데스밸리', 죽음의 계곡이다.
길고 짧음의 문제이지 대부분이 이 계곡을 맞닥뜨린다.
많은 기업들이 이곳에서 장렬히 최후를 맞는다.

이 책 '창업가의 답'은 이 계곡을 무사히 넘어 성공적인 스타트업으로 만든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근마켓, 런드리고, 레디쉬, 고피자, 강남언니...
이제는 유니콘이라 부를-곧 될- 기업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언론에서 짤막하게 접하는 그들의 성공기가 아닌 그들의 창업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변화는 언제나 기존 질서에 균열을 일으키는 변수지만 그렇다고 '혁신'과 '파괴'가 동일하지는 않다.
파괴는 혁신에 따라 때때로 발생하는 부수물이지, 최종 목표가 아니라는 뜻이다.

'혁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혁신이 '새로움'을 뜻하지만, 그것이 기존의 것을 꼭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혁신을 적용할 수 있는 범위나 대상이 많아진다.
내가 혁신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었다.

당근마켓의 목표는 지역에서 매일 쓰는 일상생활 앱입니다.
지역 커뮤니티를 복원하는 것이죠.
도시화로 깨진 동네 문화, 그러니까 동호회, 축구교실, 취미생활, 같이 산책, 각종 모임, 동네 장사, 단골 문화 등이요.
지역 공동체라는 게 혹시 당근마켓으로 재건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인터넷에 빠져 살지만 진짜는 오프라인의 삶이니까요.

인터넷으로 우리 생활은 편리해 졌다.
편리함과 만족은 다른 의미이다.
오프라인으로 누렸던 만족, 행복은 온라인으로 느낄 수 없다.
아직까지는 온라인의 한계가 있고, 그 한계를 당근마켓은 없애려고 한다.
이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그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오프라인의 삶이다.
우리가 지금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은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용자 가치가 최우선이다. 그래야 살아남는다'는 게 당근마켓의 모토입니다.
같을 말을 반복하자면 '핵심만 빨리 만든다. 그래야 살아남는다'는 것이죠.
사용자가 그 서비스를 원할지는 결국 아무도 모르니까, 핵심 기능만 구현하고 그걸 알아보는 겁니다.

많이 회자되고 있기에 모두가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아직도 그렇지 못한 스타트업들이 보이는 것 같다.
얼마 전 만난 초기 스타트업 대표를 보며 느꼈던 생각이다.
그는 이미 시장 조사, 사용자 분석을 끝냈다며 완벽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것이 아닐 수 있음을 말했지만 이해를 시키기에는 내 능력이 부족한 듯 했다.

'아이디어는 남에게 조언받고 베껴서 얻는 게 아니다.
혁신은 너 자신만이 하는 것이다.
자문 쇼핑을 다니지 말라'

다음의 이재웅 님이 이승윤에게 한 조언이다.
냉정할 수 있지만, 이것도 비즈니스의 일부분이다.
아이디어는 남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지만 그냥 얻지 못한다.
특히 마지막 글 '자문 쇼핑을 다니지 말라'라는 글에서 많은 공감을 했다.
초기 스타트업들의 창업자들은 경험이 부족하기에 많은 조언과 자문을 얻길 원한다.
경험을 상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조언과 자문 그 자체에 너무 몰입할 경우 정체성을 잃는다.
이는 조직의 방향을 잃는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조언과 자문일 뿐이다.
무엇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접목하느냐는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조언, 자문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 또한 그와 같다.


내가 관심있게 지켜보는 스타트업이 나와서 무척 반가웠다.
처음 퍼블리를 접했을 때 '이게 될까?'란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성장한 것을 보면서 내 생각이 부족했음을 느꼈다.
멋진 기업으로 승승장구 하기를 응원한다.

실패한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왜 실패했느냐'를 물으면 듣는 대답은 거의 똑같다.
'처음 구상대로 치열하게 고생해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내놨지만, 정작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니였다'는 것.
창업 초기, 열정과 패기로 계획을 세울 때까지 창업가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믿는다.
본질적으로 기업의 실패 이유는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해서'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으로 돌아가야 한다.

안나 까레리나의 첫 문장처럼 '모든 성공한 기업은 서로 닮았고, 불행한 기업은 제각각 나름으로 불행하다'는 말이 생각났다.
기업의 성공 여부는 단순하다.
시장의 선택을 받느냐 못받느냐다.
요즘은 덜하지만 예전에는 창업가의 생각대로, 혹은 최신 기술을 적용하면 모두 성공할 것이라 믿었다.
시장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찾아야 한다.
못을 박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망치이지 최신 드릴이 아니다.

저자들이 기자 출신이여서인지 글이 논리적이고 핵심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데스밸리'를 극복한 다양한 성공 사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이제 시작하는, 그리고 죽음의 계곡에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책의 뒷부분에 있는 사진을 올려본다.


네이버의 창업 동기들의 사진이다.
창업 당시의 사진과 20년 후의 사진이다.
지금은 각각 다른 곳에서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관계, 여유가 부럽다.
모든 스타트업들이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기를...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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