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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 선택과 결단의 경영자 - 위기에 맞서는 경영자가 배워야 할 쾌도난마의 지혜
한비자 지음, 손영석 엮음 / 스타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한비자'에 대한 시선은 극단적이다.
현실적인 인간에 대한 최고의 책이라는 평이 있는가 하면, 너무 냉정한 인간 관리의 표본이라는 평도 있다.
법가사상에 근원을 두고 있기에 '인'과 '예'를 중시하는 사람들에게는 후자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한비자'를 보는 이유는 전자에 대한 평가도 맞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비자'를 경영에 접목시켜 보여주고 있다.
한비자의 모든 내용을 소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경영 현장에서 접목시킬 수 있는 대목을 소개하고 있다.
각 장은 원전에 대한 해석과 원전, 그리고 이에 대한 저자의 해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전에 대해 스스로 해석할 수 없기에 해석을 중점적으로 봤다.
그 해석에 대한 저자의 의견과 자신의 생각을 같이 비교하며 읽으면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말소리를 들을 수 있는 범위라면 호령으로, 마편으로 갈 수 있는 거리라면 명령을 내려서, 그리고 그 범위에서 벗어난 곳에 있다면 훈령으로 지시한다.
나폴레옹의 말이다.
우리가 흔히 '명령', '지시'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금 당장 처리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상세한, 그리고 구체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호령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조금 여유있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이라면 상대방의 판단과 자율에 맡길 수 있는 훈령을 내려야 한다.
책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를 들고 있다.
'내일 아침 9시에 출발할 수 있는 버스표를 구해라'라는 지시를 받은 직원이 해당 시간에 출발할 버스표를 구하지 못했다.
돌아오는 답은 '구하지 못했습니다.'이다.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내일 오후 2시까지 부산에 도착할 수 있는 교통편을 알아봐라'라고 지시했다면 꼭 버스가 아니더라도 기차나 비행기도 알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호령'과 '훈령'의 차이다.
물론, 센스있는 직원이라면 왜 그 버스표가 필요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정확한 지시에 따른 결과만을 수행한다.
이는 직원의 일센스를 탓하기 전에 지시한 자신의 무능함을 탓해야 한다.
언제나 정확하고 구체적인 지시가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상대방의 능력을 확인하고, 키울 수 있는 훈령을 내려야 한다.
부하를 키우지 않는 리더의 회사는 커질 수가 없다.
자그마한 상점이라면 어떨지 모르겠으나, 사원이 30명도 넘는 규모라면 사람을 키우지 않으면 제대로 된 회사 경영은 불가능하다.
부나하 사원에게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게 하지 않으면 그 회사의 앞길은 보나마나 뻔하다.
위에서 말한 '호령', '훈령'과 맥을 같이 한다.
회사를 키우고 싶다면 비즈니스 영역을 넗히고, 제품 개발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직원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 그에 따라 능력있는 인사의 외부 영입도 이뤄지겠지만, 내부 직원의 역량 강화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내부 직원의 역량 강화보다 외부 인사의 영입에 더 몰두한다면 기존 직원의 박탈감, 퇴사는 명확하다.
승승장구한다면 다행이겠지만, 조금이라도 흔들린다면 애사심이 덜한 외부직원의 이탈은 불보듯하다.
좋은 리더는 회사의 성장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성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직무 태만과 직무 침해, 이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에 있다.
요는 리더가 그때그때 확실히 대응할 수 있는지의 여부, 특히 의사소통을 확실히 취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모든 오해나 착각이 일어나게 되는 원인의 9할 정도는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에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직무를 태만해서도 안되지만, 직무를 침해해서도 안된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직무를 침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분명한 지시나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기 위한 충분한 소통 후에 시도해야 한다.
모든 것에 출중한 능력을 갖추는 것도 좋지만, 그 능력을 적시에 표현할 수 있는 자질 또한 중요하다.
단순히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대안을 갖고 있어야만 사안을 개선하고 일을 성사하고 업무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비즈니스맨이라면 항상 대안을 준비하고 나서 의견을 제시하도록 한다.
잊지 말아야 할 문구이다.
아무 대안없는 반대는 의미가 없다.
특히, 반대에 대한 이유를 조목조목 대는 것은 반감만 더 크게 할 뿐이다.
더 나은 방안, 정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반대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옳지 않다면,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해결방안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서양에는 '군주론'이 있다면, 동양에는 '한비자'가 있다.
리더에게 도움이 되는 글들이 주를 이루지만, 개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 한 권의 책이 모든 인간관계에 대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인간관계, 리더십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논어'를 봤다면, 한비자'도 꼭 보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