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 고전 60권 - ‘책알못’들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 수업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오민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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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좀 '본다'라는 분들의 목표 중 하나가 '고전읽기'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예전과 달리 정보, 지식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 '책읽기'는 순위가 그리 높지 않다는 기사도 보았습니다.
저 또한 '고전'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책에 대한 편식때문인지, '고전은 어렵다'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있네요.
아마 어릴 적 보았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영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서점에 가면 인.사.철 문고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면 고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이 책 '압축 고전 60권'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철학, 심리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명저 60권을 정리한 고전 요약본입니다.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으로 시작하여 사고/이성, 인생, 정치, 경제, 심리 등의 고전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고전들을 4~5페이지 내외로 정리하여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일러스트와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너무 짧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보다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고전이라고 하면 '부활', '노인과 바다', 세익스피어 작품과 같이 문학 위주로만 생각하던 저에게 다양한 분야의 명저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원전을 보지 못했지만 책 제목 정도는 모두 알 수 있겠지란 거만함은 몇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인간 지식의 원리론, 현상학의 이념, 죽음에 이르는 병, 일반 언어학 강의, 안티 오이디푸스와 같은 책은 제목조차도 생소한 것들이였습니다.
책에서 소개한 60권 중 원전으로 접한 것이 20권도 안 되는 것 같네요.

고전이라고 논어,맹자, 성서와 같이 오래된 책들만 소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21세기 자본'와 같이 비교적 최신작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시대의 책들을 보면 시대상의 변화도 조금은 느낄 수 있습니다.

기억력이 감퇴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마라.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비상금을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렸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노년에 관하여' 중

참으로 유쾌한 글입니다.
늙어간다는 것이 결코 슬픈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책이라고 하지만 이 글을 보니 꼭 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알랭의 '행복론'은 요즘 출간되는 행복에 대한 책들과 거의 비슷한 것 같습니다.
행복의 원전이 아닐까 싶네요.

저자는 이 책을 보고 바로 원전으로 넘어가려는 저와 같은 독자들의 반응을 예상했나 봅니다.
원전을 보기 전에 해설서를 먼저 읽으라고 하네요.
이 책은 저와 같은 고전 주변인들에게 좋은 가이드 북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저자가 최고의 주문이라 말한 글로 맺을까 합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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