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같이 걸을래요?
허혜영 지음 / 앤에이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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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여행은 고사하고, 외부 활동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근처 공원에도 가고, 한강에도 가곤 했는데 요즘은 왠지 조심스럽다.
이런 외출조차 하지 못하면서 자연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진 듯 하다.


이 책 '숲길, 같이 걸을래요?'는 여행에세이다.
여행이라고 하면 평상시 접할 수 없는 멀리 있는 곳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숲길, 그것도 빌딩으로 가득한 서울에서의 숲길 여행을 하고 있다.

나도 이 책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서울에 이토록 아름다운 숲길들이 많이 있었다니...
내가 살고 있는 동남권 숲길, 공원들은 거의 가 보았지만, 그 외에는 이름도 처음 접하는 곳도 많았다.
무엇보다 글과 함께 실려있는 사진들을 보니 너무 가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책 첫머리에 처음 나오는 선정릉.
처음 선정릉을 방문한 것은 어느해 늦여름 이었다.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간단히 산책도 하고, 더위도 식힐겸 들어갔다.
서울,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 있기에 그리 기대를 하지 않았다.
더구나 입장료까지 받다니...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
주변의 큰 건물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울창함이라니...
여기가 '강남이 맞나'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입장료가 전혀 아깝게 느껴지지 않았다.

책에서 소개하는 숲길 중 방문했던 곳을 보면서 이런 추억과 함께 반가움이 몰려왔다.

적당함을 모르는 과도한 애정은 사람이든 식물이든 상대를 질식시킬 수 있다는 뼈아픈 진실에 마주하게 된다.
적당한 무관심과 적당한 관심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잘하는 것이 관계를 발전시키고 오래 유지시키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적당한' 무관심과 '적당한' 관심.
'적당'이라는 말이 이토록 어렵게 느껴지다니...
'대충'도 아니고, '많이'는 절대 아니고...
'적당'을 계속 유지할 자신은 없다.
다만, 평균이라도 '적당'을 맞추기 위해 노력할 뿐.

파블로 피카소가 "인생의 의미는 당신의 선물을 찾는 것이다. 인생의 목적은 그것을 주는 것이다."라고 조언했던 대로 어쩌면 내가 깨닫지 못했을 뿐, 내가 즐거워할 만한 선물을 나에게 이미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숲길을 찾아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것을 보면 말이다.

저자가 숲길을 찾아 누린 행복을 나도 누리고 싶다.
언제쯤 마스크를 벗고 숲의 시원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을까?
그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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