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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로그 - 전시와 도시 사이
유영이 지음 / 효형출판 / 2021년 4월
평점 :
표지가 독특하다.
city라는 '도시'와 exhibition이라는 '전시'를 크로스로 연결하고 있다.
'전시와 도시 사이'라는 부제를 잘 표현하고 있는 표지다.
표지만큼 저자의 소개도 독특하다.
'공간를 하는 사람'
공간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전시디자인을 전공한 저자는 '큐레이터'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내가 봤더라도 그렇게 물었을 듯 하다.
하지만 '전시'는 단순히 특정 건물에서 보는 전시관, 미술관, 박물관의 영역이 아니라, 도시로까지 확장된 영역이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보는가?'
전시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 질문은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주제가 된다.
여기서 '본다'라는 단어는 다양하게 해석되는데, 바라보는 방향과 순서에 따라 다른 정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인지적 과정을 의미한다.
전시는 무엇을 어떻게 보여 주느냐의 기술이자 예술이다.
무엇을 어떻게 보여 주느냐.
전시를 유형의 물건이 아닌 무형으로까지 확장하면 멋진 철학이 될 듯 하다.
'본다'는 것을 단지 '눈'에 그치지 않고, '마음'이나 '가슴'으로 느낀다면?
세삼 '본다'는 의미가 무척 진중하게 다가온다.
부분을 통해 합을 이해하고 합에서 다시 부분을 분석해 보면 그 부분 간의 관계를 읽을 수 있다.
합이 보이지 않더라도 부분을 통해 무언가를 이해할 수 있고, 부분이 모호하더라도 관계와 합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합은 결국 부분의 집합이다.
합을 통해 부분을 유추할 수 있고, 부분을 통해 합을 상상할 수 있다.
이해를 한다는 것이 반드시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때로는 이런 유추와 상상이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상업 공간을 포함한 모든 전시는 이제 시각이나 청각 너머 미각과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며 우리에게 말을 건다.
공간 속에서 경험하는 그 모든 과정 중에 시각을 비롯한 여러 감각이 총체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 나의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즐기면 답이 있다.
전시형태도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눈'으로만 즐겼다면 요즘은 귀는 물론이고, 코나 촉각으로도 즐길 수 있는 형태가 많아졌다.
이처럼 다양한 전시형태는 공간, 전시에 대한 개념을 바꾸고 있다.
전시는 절대 하나의 건물이나 관 안에 갇힌 관람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대변하거나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화두를 만들며 사회를 기록하고 고민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어떤 공간이든 우리에게 무언가 이야기하고 있다면 그것 또한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삶을 담고 삶을 꽃피우는 전시.
시간과 공간의 다양한 맥락에서 전시를 읽어 보아야 할 이유다.
전시를 시공간의 확장으로까지 본다는 것이 흥미롭다.
무언가 이야기하는 방식이 '인위적'이라면 전시일 수 있다.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과 공간을 본다는 것이 바로 전시다.
전시의 과정과 결과, 그 모든 것의 중심에 소통이 있다.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을 넘나들며 수많은 화자와 청자가 만나는 시공간.
그것이 바로 전시다.
이 책을 보면서 전시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만날 수 있었다.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한 것일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전시의 의미를 직,간접적인 경험으로 보여주고 있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전시는 협의적이였다.
전시는 우리의 '일상'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