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구둣방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
아지오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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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문재인 대통령의 구두가 화재가 된 적이 있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낡고 오래된 구두를 신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구두는 장애인 회사에서 만든 구두라 더욱 화재가 되었다.

이 책 '꿈꾸는 다락방'은 바로 그 구두공장, 아지오에 대한 이야기다.


싸고 좋은 기성화가 많은 구두시장에서 비싸고 손이 많이 가는 수제화를 고집하고 있다.
왜일까?
이 기업은 일반 기업처럼 이익을 많이 창출하기 위함이 아니라 몸이 불편한 장애인분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런 좋은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비싼 수제화에 대한 수요가 없어 망했다.

비록 적은 수의 고객이긴 하지만, 한번 신어 본 사람들은 다시 아지오를 찾았다.
하지만 이미 망해버린 기업에서 구두를 만들 수 없었다.
그러던 차, 대통령의 추가 주문이 들어왔다.
기존에 알고 있던 유시민님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과 의기 투합하여 다시 공장을 가동시켰다.
이번에는 기업 형태가 아닌 협동조합 형태였다.
목표는 이전과 같았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함아였다.
이전의 실패를 발판삼어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

무작정 시작한 일이지만, 아지오의 뜻이 비꿀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움에 굴하고 도망치지 않았기 때문에 수녀님들이 큰 가르침을 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소비자가 생산자를 가르친 거다, 유석영은 그렇게 생각했다.

소비자의 요구가 무엇이든 거기에 맞춰야 한다는 따끔한 가르침이 가슴속 깊이 아로 새겨졌다.
이 일로 아지오의 품질과 기술력이 크게 도약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보다 유석영과 아지오 직원들에게 가장 무겁게 새겨진 깨달음은, 물건이란 '의미' 이전에 '품질'로 팔아야 한다는 교훈이었다.

이것이 내가 아지오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장애인이 만든 구두라는 '의미'보다, 무엇보다 편안하고 튼튼한 구두라는 '품질'로 승부한다.

유석영은 자신 같은 아마추어가 시장에 뛰어들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소비자의 시선에서 제품을 바라보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제품의 결함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은 '너무 까다로운 소비자'라며 쉽게 치부하진 않았을까.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를 스승으로 모셔야 한다고, 소비자를 설득하려고만 하지 말고 소비자에게 설득당해보기도 해야 한다고, 그제야 조금씩 깨달아 가고 있었다.

대부분-'언제나'는 아닌 듯 하다- 고객은 옳다.
'상품이 좋다'는 평가는 생산자나 판매자가 아닌 고객이 해야 한다.
생산자나 판매자가 만든 좋은 상품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
지금 만들고 있는 상품,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평가는 어떤가?

잡담을 많이 나눈다고 소통이 잘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운영 상황을 모두에게 가감없이 공유하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다.
그로 인해 직원들은 회사가 자신들을 동등한 상대로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고 비로소 회사의 주인이 된다.

회사에서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 중 하나가 '주인의식'이다.
주인의식은 교육시킨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냥 직원을 주인처럼 대우해주면 저절로 생겨난다.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이 없다면 그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

책을 보면서 '아지오'란 멋진 기업이 있음에 괜히 뿌듯했다.
이런 기업이야말로 돈쭐을 내줘야 하지 않을까.
장애인들이 모여 만든 회사라서가 아니라, 최고 품질의 구두를 만들겠다는 그들의 열정을 응원하고 싶다.

지난 10여년 동안 구두를 신을 기회가 5번도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멋진 구두 하나를 장만하고 싶다.
1년 신고 버릴 신발이 아니라, 수년을 신어도 튼튼하고 편안한 신발이라니 기대된다.
구매는 여기에서...
홈페이지(https://ag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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