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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씽 - 경영의 난제를 푸는 최선의 한 수
벤 호로위츠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평점 :
창업에 대한 책은 수없이 많다.
대부분은 창업 절차, 성장과 같이 긍정적인 것만을 이야기한다.
마치,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좋은 인재로 만들었다는 식의 이야기다.
젊은 두 청춘이 만나 결혼까지 가는 험난한(?) 과정, 태어난 아이가 잘 성장하기까지의 노고에 대한 이야기는 잘 찾아볼 수 없는 것과 같다.
이 책 '하드씽'은 전자가 아닌 후자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다.
하나의 기업을 만들어 그 기업을 성장시키고 엑시트하는 동안에 마주한 모든 일들을 말하고 있다.
결코 저자만의 특별한 경험이 아니다.
어쩌면 저자는 엑시트를 하였기에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많은 창업자들이 이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였다.
마크 : 벤, 스타트업에서 가장 좋은 점이 뭔지 알아?
나 : 뭔데?
마크 : 늘 두 가지 감정만 경험하게 된다는 거지, 희열 아니면 공포.
심지어 수면 부족 때문에 그런 감정이 더욱 풍부해지지.
대부분의 창업자는 '희열'을 느끼고 싶어 스타트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현실은 희열만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공포를 더 많이 느끼게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 공포를 이겨낸 사람만이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제품 개발 전략에서 핵심이 되는 포인트는 이것이었다.
바로 최고의 제품을 구현할 방법을 찾아내는 일은 고객이 아니라 개발자의 몫이라는 것.
고객은 기존 제품에 대한 경험에 비춰봤을 때 자신이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다.
혁신을 추구하는 개발자는 가능한 모든 요소를 고려할 수는 있지만 종종 '고객 요구에 부합된다고' 여겨지는 것과 반대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결국 혁신에는 지식과 기술과 용기가 모두 필요하다.
'혁신'에 대한 좋은 글이다.
제품이 추구해야 할 목표는 고객 만족이지만, 제품에 대한 혁신을 원한다면 고객 만족은 잠시 접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 중 몇몇 기업은 그 지식을 제품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술'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보여줄 '용기'를 가진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혁신은 이런 용기를 가지고 있는 기업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파트너들과 나는 사업가를 만나면 두 가지 중요한 자질을 갖췄는지 유심히 살펴본다.
바로 탁월함과 용기다.
CEO로 지냈던 시절을 되돌아보면, 가장 중요한 결정들을 내릴 때는 지능보다 용기가 훨씬 더 많이 필요했다.
종종 무엇이 올바른 결정인지 분명하게 보이는데도 이런저런 압박감에 못 이겨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잘못된 결정은 작은 것에서 출발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창업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 많이 언급하는 것이 '용기'다.
이 용기는 지식과 기술, 그리고 경험이 갖춰졌을 때 사용해야 한다.
같은 행동이라도 아무것도 모르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를 만용이라 한다.
이 책은 창업을 준비하는, 이제 창업한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기업을 만들고 운영함에 있어 고려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한 조언들이 가득하다.
특히 '직원'에 대한 내용-임직원의 구인부터 해고까지-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귀한 내용이다.
해고나 정리는 겪지 않으면 좋겠지만, 기업의 운영을 위해서 꼭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이다.
'경영의 난제를 푸는 최선의 한 수'라는 부제가 매우 적절하다.
경영은 교과서를 보고 배워서 보는 시험이 아니다.
이번 달 입금될 돈이 없으면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교과서에서 보지 못한 경영 문제가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