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말하고 싶은 것들 - 인간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
김경훈 지음 / 시공아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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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에게 '사진'은 흔한 일상입니다.
예전에는 특별한 날이나 기념일에만 찍을 수 있는 이벤트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일상이 되어 버린 사진이지만, 예전의 사진을 보며 우리는 추억에 잠깁니다.
간직하고 싶은 추억도 있고, 잊고 싶은 기억도 있습니다.
이 책 '사진이 말하고 싶은 것들'은 사진을 통해 추억과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만듭니다.


저자는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진기자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진'의 힘이 무엇인지, 우리가 사진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모두 23개의 보도 사진에 대한 뒷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가 이전에 보았던 사진들도 있었고, 그 뒷이야기가 내가 이해하고 있는 내용과 전혀 상반되기에 너무 놀랐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으로 미국으로 불법이민하려는 멕시코 인들을 진압하는 모습입니다.
이 사진은 당시 상황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어 연출된 것이라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다른 작가들의 사진에서도 보여졌기에 가짜뉴스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 사진을 통해 사진 기자들의 노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는 결코 어떤 연출을 할 수도 없고, 의도도 없다고 합니다.
단지 수십, 수백 장의 사진 중 당시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 한 장의 사진을 찾은 것입니다.

혹시 기아, 위험의 장면을 찍은 사진을 보면서 '이렇게 사진을 찍는 것 보다 직접 구해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들지 않았나요?
전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답을 이 책에서 찾았습니다.


이전에 보았던 사진인데, 그때도 사진을 찍고 있을 시간에 차라리 뛰어가서 독수리를 쫓아내고 아이를 구해줘야지란 생각을 했습니다.
이 사진을 찍은 기자는 현장에 잠깐 머무르는 사이에 이와 같은 현장을 보았고, 아이와 독수리를 한 구도로 잡기 위해 업드려서 이동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사진을 찍고 바로 독수리를 쫓아내고 아이를 구호단체에 데려다 주었다고 합니다.
보다 더 긴박한 상황이였다면 사진을 찍는 것이 옳을까요, 아이를 구하는게 옳을까요?
이 사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아프리카의 현실을 잘 알려줄 수 있었고,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결코 잊지 못할 사진입니다.
오랫만에 보는 사진임에도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이한열 열사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이 사진으로 우리나라의 역사는 바뀌었습니다.
사진의 힘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만이 가지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고유한 속성은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여 영원히 남긴다는 것입니다.
사진에 찍힌 후 현실 속의 피사체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하거나 소멸되어 가지만, 사진 속에 정지된 채로 담긴 피사체들의 이야기는 변함없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것이 사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순간의 모습만으로 진실을 알 수도 있지만, 전후 맥락이 없는 정지된 모습은 오해를 낳기도 합니다.
언제나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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