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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어떻게 세상을 만들어가는가
스콧 버쿤 지음, 이정미 옮김 / 하루(haru) / 2021년 1월
평점 :
우리는 '디자인'이라고 하면 '미학'적인 것만 생각한다.
흔히 생각하는 것은 '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고, 조금 더 나아가면 '더 편리한 것'까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디자인'은 우리의 거의 모든 것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형태가 있는 물건은 물론이고, 시스템과 같은 무형의 것에도 디자인이 있다.
주로 '디자인'에 대한 협의의 의미로만 사용했기에 미학적으로만 이해한 것이다.
이 책은 광의의 디자인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 디자인이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그렇기에 디자인을 함에 있어 무엇에 주의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책은 얼마 전 발생한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시작하고 있다.
'화재'와 '디자인'의 관계를 연결하기 어렵겠지만, '화재 경보 시스템'은 엄연히 디자인 영역이다.
'노먼의 문'은 우리가 만들고,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단지 보기 좋고, 기능이 우수한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사용자에게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다.
무언가를 만드는 일 역시 매우 어려운 작업이 될 수 있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무언가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디자인한다'는 것, 혹은 디자인을 잘 한다는 것은 어떤 대상을 위해 무언가를 더 좋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무언가를 제대로 만들었다고 해서 꼭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제대로', '잘' 만들었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좋은 것'이란 '사용자가 더 편리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디지인뿐만 아니라 모든 생산에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최신 기술의 잘 만든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님을 명심해야 겠다.
흔히 우리는 무언가가 이해하기 쉬울 때 직관적이라고 부르고, 그게 아니면 그것을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치부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이 같은 오류는 모든 사람이 '우리와' 같은 지식과 문화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다!
지식과 문화의 차이를 이해한다는 것.
글로벌 시대에 이보다 중요한 것을 없을 듯 하다.
그렇기에 성장하는 회사들은 다양한 생각과 문화를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
적어도 '나'만의 생각을 '우리'의 생각으로, 그것을 '모두'의 생각으로 하는 착각을 하면 안된다.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 두 가지, 즉 누구를 위해 무엇을 개선할 것인지를 묻는 것은 쉽다.
그러나 그 질문에 잘못된 방식으로 답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그 질문에 어림짐작으로 답하는 것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런 개선점이나 불편사항들을 가지고 출발한다.
하지만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어림짐작'으로, 혹은 '자신'만의 생각으로 결과를 도출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어림짐작으로 성공하고, 자신만의 성공으로 그친다.
문제는 디자이너가 어떻게 모든 관점을 하나로 종합하고 최선의 결정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 내느냐다.
답은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누가 조언을 하고 누가 결정을 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현명한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을 일종의 연구 과제라 생가하고, 작업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찾아내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다양한 관점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것이다.
균등성과 형평성은 서로 다르다.
단순히 무엇을 균등하게 나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꼭 합당한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남, 여 화장실의 크기와 갯수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균등'한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생각되지 않을 것이다.
'공평'과 '평등'은 같은 의미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 사람이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는 간단한 원칙 중 하나는 바로 더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일수록 더 나쁜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퍼즐 게임이나 보안 장치를 디자인하는 게 아닌 이상 여러 생각이 들게 만드는 디자인은 훌륭한 디자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이는 디자인에 가장 적합한 문구일 것이다.
처음 보는 물건일지라도 직관적으로 그 쓰임을 알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다.
1. 무엇을 개선하고자 하는가?
2. 누구를 위해 개선하려고 하는가?
3. 당신의 디자인 결정이 옳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4. 당신이 한 일로 현재 혹은 미래에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저자가 가장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4가지 질문이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선택을 할 때 한번쯤 생각해 보면 좋은 질문들이다.
책을 보면서 디자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였다.
인생도 내가 디자인한 결과물일 것이다.
죽을 때까지 미흡한 부분을 조금씩 고쳐나가는 것이 인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