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니스 - 거대 기업에 지배당하는 세계
팀 우 지음, 조은경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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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이슈 중 하나는 '차이'일 것이다.

지식의 차이, 재산의 차이, 생각의 차이.
이런 '차이'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고, 사회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도 미쳤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차이를 넘어서게 되면 긍정적 영향보다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

경제적 관점에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독점'이다.
이익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독점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에게 불리하다.
이런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는 기업의 연구 개발에 대한 이익을 보장하면서 독점을 금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이 책 '빅니스'는 바로 그 독과점을 금지한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표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책의 원제는 'The curse of Bigness'이다.
직역하자면 '거대함의 저주'라고 할 수 있다.
특정 분야에서 독점은 기업의 규모를 키운다.
이렇게 커진 기업은 독점 한계에 다다르면 몇 개의 회사로 분사된다.
이것을 저자는 거대함의 저주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주제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독점'이다.
우리가 왜 '독점'을 경계해야 하는지, 무엇이 '독점'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국가는 독점을 경계하기 위해 노력하고, 기업은 최대한 독점의 이익을 누리려고 노력한다.
나라별로 독점을 대하는 태도도 이 책을 보는 흥미로운 요소이다.

핸드는 '거대 규모의 기업 통합은 그것이 어떤 경제적 결과를 가져오든 상관없이 내재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믿음'을 전제로 했다.
그는 '자본의 엄청난 집중과 집적 앞에 무력해질 수 밖에 없는 개인들 때문에 이와 같은 집중 현상을 종식해야 한다는 욕구'가 동기부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미국 최초의 독점 기업 해체 결정문을 작성한 러니드 핸드의 말이다.
최초의 반독점 기업의 영예(?)는 알루미늄 기업인 알코아가 가져갔다.

'간접적이라도 그것이 미치는 사회적, 도덕적 효과 때문에, 관계된 대다수가 반드시 소수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시스템보다 개인 각자의 기술과 개성에 따라 성공이 판가름나는 소규모 생산자 시스템을 더 선호할 수 있다.'

소수의 대량생산보다는 다수의 소량생산이 사회적으로 파급되는 효과가 덜하다.
국가와 같은 권력자의 입장에서는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특정 기업만 가지고 있는 특혜는 더더욱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IBM에 가한 공격으로 얻은 가장 확실한 효과는 독립 소프트웨어 산업이 부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가치가 1조 6,000억 달러이고 250만명의 고용 창출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결코 작은 사건이 아니었다.

IBM의 독점을 금지함으로써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달했다.
당시의 상황으로 지금의 소프트웨어 산업의 가치를 따지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이었다.

강력한 자에게 도전하고, 기업과 시장구조가 얻은 이득을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는 방향으로 변환시키는 것.
이것이 법이 최적의 역할을 할 때의 모습이다.

시장에 대한 법의 역할을 말하고 있다.
지금 우리의 법은 이처럼 올바르게 작동하고 있는가?
이 글을 보면서 많이 아쉬웠고, 또 아쉬웠다.
언제쯤 이런 법다운 법을 볼 수 있을까.

얼마 전 구글의 모든 서비스가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그로 인해 어떤 회사는 본의아니게 모든 업무를 중단하기도 했다.
독점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기에 벌어진 일이였다.

독점을 하려는 기업, 그것을 막으려는 국가.
이 둘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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