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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것들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ㅣ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 책 제목을 보았을 때 떠오른 이미지는 예전에 월간으로 발행된 '리더스 다이제스트'였다.
왠지 느낌이 주변의 신변잡기에 대한 글을 가십으로 보여주는 듯한 분위기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가십이 아니라 '역사'이다.
최초의 것들에 대한 시대적인 배경과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최초를 다루는 대상은 아주 일반적이지만, 그 대상을 다루는 내용은 그 무엇보다 진중하다.
재미와 역사를 잘 섞어 놓았기에 모임, 만남과 같은 자리에서 대화 주제로 하기에 좋다.
가벼운 술자리에서의 안주로는 물론이고, 비즈니스와 같은 진지한 자리에서도 잘 어울리는 내용들이다.
책은 크게 의,식,주 3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의'과 '식'에 비해 '주'는 비교적 최신 자료를 많이 다루고 있다.
최초의 것이라면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개하고 있다.
파트별로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것들에 대한 '최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번쯤 궁금해 했던 것들도 있고,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도 많았다.
전자의 호기심을 해소하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후자처럼 센세이셜한 내용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 많은 것들에 대한 자료 수집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 같다.
'잘난 척하기 딱 좋은'이라는 책 제목에 어울리는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 읽는 내내 즐거웠다.
비키니 수영복은 최초의 핵폭탄 실험이 이뤄진 비키니 섬의 이름을 빌렸다.
하수도 시설의 미비로 프랑스에서 향수와 하이힐이 만들어졌다.
이슬람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안 먹듯, 게르만족이 문어, 오징어를 안 먹는다.
미국의 탄생은 아일랜드의 감자 가뭄에서 시작되었다.
포테이토칩은 프렌치프라이에 만족못한 고객에게 화풀이 할 용도로 만들어진 음식이였다.
이외에도 다수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다소 황당하고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내용도 있지만, 대부분은 합리적이고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분량이 상당했음에도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다.
최초에 대한 많은 역사들을 보면서 그것들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봤다.
자연 발생한 것도 있지만, 인간이 관여된 대부분의 것들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 졌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찾는 방법도 이 책의 행간에 숨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최초'가 아닌 '현재와 미래의 최초'를 찾기 위해 다시 꼼꼼이 들여다 봐야 할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의 무게가 점점 무겁게 느껴진다.
단지 '잘난 척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말 '잘 나기' 위해 이 책에 없는 최초를 찾아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