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키운다는 것 - 스탠퍼드 MBA는 왜 도시락 가게의 비즈니스 모델을 배우는가
스가하라 유이치로 지음, 나지윤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고 부족률 0퍼센트, 폐기율 0.1퍼센트, 정시 배송률 100퍼센트.

경영이나 SCM을 아는 분들이라면 말도 안되는 수치라고 생각할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가능하나, 이 숫자가 상시적이라고 하면 굉장히 적은 물량이어야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일일 판매량 최대 7만개, 1만 개의 기업에 매일 배송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주인공 '다마고야'이다.


저자는 아버지가 창업한 가게를 가업으로 이어받았다.
가내수공업이던 도시락 배달을 최신 기계를 도입하고 규모를 키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흔히 도시락 배달업체라고 하면 배송 문제로 인해 규모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다마고야는 참신한 배송 시스템을 도입하여 적정량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다마고야는 주문부터 독특하다.
당일 오전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주문을 받는다.
그리고, 점심시간인 12시까지 모두 배송을 한다.
한두개도 아닌 6만개 이상을 이렇게 처리가 가능한 겻은 바로 수요예측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수요예측은 엄청난 프로그램이나 학자, 컨설턴트가 아니라 다마고야의 배송기사들로부터 시작된다.
단지 배송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직접 만나는 영업자인 동시에 마케터이다.
그들이 모은 고객정보는 오후에 취합되어 다음달 도시락 주문 예측에 사용된다.

이렇게 예측된 수요정보를 바탕으로 오전 4시부터 도시락 제조를 시작한다.
밥과 반찬을 만들고 오전 9시부터 완성품이 나온다.

디아고야의 특징 중 하나는 배송도 이중 대응으로 한다는 것이다.
9시면 아직 주문이 들어오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원거리 배송은 만들어진 도시락을 싣고 출발한다.
12시까지 모두 배송하기 위해 교통체증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거리, 단거리 순으로 배송 차량이 출발한다.

단거리 배송 차량이 출발하는 시간 즈음에 모든 주문이 마감된다.
확정된 주문에 맞는 배송을 하기 위해 부족분은 가까운 배송 차량에서 추가받는다.
원거리 차량은 중거리 차량에게, 중거리 차량은 단거리 차량에게, 단거리 차량은 나중에 출발하는 여유차랑에게서 받는다.
정말 멋진 아이디어이다.
이렇게 하면 12시 전에 모두 배송을 완료할 수 있다.

다마고야의 특징 중 하나는 임직원의 구성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우수한 인력을 뽑기 위해 노력한다.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거나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은 기피한다.
그런데 다마고야는의 직원 중 상당수는 '악동'이라 불리는 폭주족, 사회 미적응자 등이다.
창업자는 이들에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기존의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통해 기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중소기업의 특성상 원하는 인재를 뽑지 못하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학력, 교육 등으로 차별하지 않고 직원을 선발했다는 것이 놀랍다.

다마고야는 도시락의 품질과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여긴다.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거나, 신규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아예 받지 않는다.
무엇이 고객을 위한 것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제안 또한 이런 이유로 거절하고 있다.

다마고야의 핵심 역량은 음식이 아니라 운영의 효율성에 있다.
어떤 레스토랑도 애자일 경영 측면에서는 다마고야와 경쟁 상대가 안 된다.
그래서 결혼식은 다마고야가 지닌 최대 장점과 맞지 않는다.
자신의 사업에서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야말로 성장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다마고야가 사업 확장을 위해 장례식 전용 케이터링 서비스를 하면서 결혼식 케이터링을 하지 않는 이유이다.
결혼식은 이미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알아볼 수 있지만, 장례식은 그럴 수 없다.
그렇기에 빠르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마고야가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곳에서 싸울 수 있다면 이미 승리한 것이다.

조직이나 인사가 경직되는 순간 회사의 미래에 경고음이 울린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조직은 강하다.
관료주의에 젖은 조직에 성장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변화다.
조직이 경직되지 않도록 변화와 활력을 주는 것이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이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계속 변해야 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내부 인력을 성장시켜 핵심인재로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이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오랜기간동안 불황을 겪어왔다.
그 불황속에서도 성장한 비즈니스 사례를 통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기업들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