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서비스 중 하나이다.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동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한때 FAANG(Facebook, Amazon, Apple, Netflex, Google)라고 할 정도로 대단한 위세를 보인 기업이다.
이 책은 넷플릭스의 공동 창업자인 마크 랜돌프가 직접 쓴 창업 회고록이다.
넷플릭스 출시 15개월 전인 1997년 1월부터 2002년 5월 상장할 때까지의 창업과 성장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창업자가 직접 말하는 기업의 성장 과정은 언제나 흥미롭다.
특히 저자가 마케팅 전문가이여서인지 글솜씨도 무척 뛰어나다.
기업에 대한 이야기는 기술 위주이거나 경영 위주로 조금은 딱딱한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런 것이 하나도 없다.
거의 470페이지나 되는 엄청난 분량임에도 단 한번의 지루함이 없이 흥미로웠다.
저자는 17년 전인 2003년에 넷플릭스를 떠났다.
그렇기에 넷플릭스의 창업과 성장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창업하기 전부터의 과정을 보여주기에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창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다른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넷플릭스도 창업 동기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블록버스터에서 비디오를 빌렸다가 늦은 반납으로 많은 연체료를 물고서 넷플릭스 사업 컨텐츠를 구상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은 과장이라고 한다.
블록버스터와 넷플릭스와의 관계와 성장에 따른 신비감을 만들어 내기 위한 재미있는 이야기일 뿐이다.
우리 사업 구상의 비밀을 지키려고 그곳에서 만난 것도 아니었다.
사실 비밀을 지키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내 구상을 사람들에게 말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할수록 좋은 의견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내 구상을 다듬어나갈 수 있었고, 내 이야기를 듣고 우리 일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가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런데 몇몇은 내가 아군이라는 생각이 들기 전에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아이템의 공개를 꺼리는 것 같다.
나 또한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경험상 남에게 알리지 않는 아이템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아이템이거나 아직 확실하지 않은 아이템일 가능성이 90% 이상이다.
그런 분들과의 만남은 대부분 시간이 아까웠다.
분명 아이디어를 훔쳐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는 아이디어를 더 정교하게 만들어줄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진정한 혁신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정해주고 지시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큰 그림에 초점을 맞추면서 과제의 방향을 잡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사람을 채용하면서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느슨하게 연결되었지만, 빈틈없이 맞춰진 조직이라고 표현한다.
성공한 스타트업의 조직, 문화 생성 과정이다.
스타트업은 하나하나 알려주고 가르치면서 성장할 시간이 없다.
큰 방향을 설정하면 그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
그 방향 또한 틀렸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바꾼다.
이런 피벗을 통해 점점 성공으로 다가가게 되고, 이런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사람만이 스타트업에 남는다.
뛰어난 인재임에도 이런 스타트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동참했다가 힘들어 하는 경우를 꽤 많이 보았다.
근무조건, 연봉이 아니라 근무환경에 맞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본인의 경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책을 많이 봤지만, 손에 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넷플릭스의 성공 신화를 꼭 감상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