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하면 떠오르는 것.일본, 독일, 나치, 히틀러, 유대인, 홀로코스트 등 참으로 많은 것들이 생각납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안네의 일기'의 주인공 안네 프랑크가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엘링 위젤'도 생존자 중 한 명입니다.
부모님과 여동생들도 모두 사망하였으나 홀로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후학을 가르키는 한편,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하였습니다.
이 책 '나의 기억을 보라'는 엘링 위젤의 제자이자 조교로 지낸 아리엘 버거가 자신의 이야기와 교수이자 스승의 강연과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홀로코스트라는 지옥같은 곳에서 살아남았지만 그것을 훈장으로 생각하지 않고 많이 언급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요청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함께 하였습니다.
한 학생의 수감번호 문신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무례한 요청에 셔츠를 걷고 팔뚝에 새겨져 있는 문신을 보여주었다는 그의 일화는 그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인권운동가이기도 했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책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만일 현재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있다면, 그 중심에는 분명 교육이 자리해야만 합니다.
배움이 나를 구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처럼, 나는 그 배움이 우리 모두를 구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고 있거든요."
홀로코스트라는 절망속에서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배움에 대한 열망이였고, 그것이 우리 모두를 구할 수 있음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올바른 교육을 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였습니다.
"생존자들의 고민은 잊지 않고 있는 그 기억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냥 그 기억들과 함께 절망 속에 빠져 살아가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응답할 수 있는 힘을 얻도록 어떤 식으로든 이용을 해야 할까요?"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교육과, 도덕적 타협과 타락 및 사악함과 함께 아무렇지 않게 공존할 수 있는 교육 사이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결국 기억이다.
기억의 중요성, 그리고 활용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단지 개인의 기억으로만 존재할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힘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교육을 받고,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에 담긴 도덕적 교훈도 함께 전달해야 합니다.
이슬람교의 성자 알할라즈는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너희의 길은 너희가 알아서 가라. 나의 길을 따를 것 없다. 앞으로는 각자의 길을 알아서 찾아라.'
어떤 교사나 부모도, 이렇게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교사가 학생에게,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귀한 선물이 있다면 바로 이런 말이겠지요.
어느 부모가, 어느 교사가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공부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
이것이야말로 올바른 교육이 아닐까요.
모두에게 동일한 문제를 주고,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찾고, 정해진 답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교육일까요?
깊이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여유를 갖는 걸 잊지 마세요.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생각하는 걸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문제는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걸 구분하는 겁니다.
항상 이 문제를 염두에 두고 뭐가 정말로 중요한지 구분할 수 있다면... 그런 다음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들로 관심을 돌려 혹시 내가 잊은 게 있나 살펴보는 겁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별반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먼저 신경을 쓰게 되지요."
여유를 갖고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처음 시작부터 제대로 하면 나중에도 역시 바른길로 갈 겁니다.
다만 항상 진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그리고 신중하게 행동하세요.
지금 우리는 손쉬운 대답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어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학위 정도는 딸 수 있고, 장래 진로는 주로 돈하고만 연결 짓지요."
그는 웃음을 머금고 덧붙였다.
"겉모습만 보고 달려는 건 영원히 피해야 하는 일입니다."
너무 좋은 말입니다.
손쉬운 대답이 넘쳐나고, 올바른 대답을 찾기 위함이 아니라 더 쉬운 대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저부터 그랬던 것 같네요.
많이 반성하게 되는 글입니다.
많은 좋은 글이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글은 이것인 것 같습니다.
"무엇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기억입니다."
기억을 통해 우리는 후대들에게 교훈과 진실을 알려줄 수 있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를 스스로 생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일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네요.
아직 우리에겐 잊지 말아야 할 '기억'들이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점점 사라지고 있는 기억들을 올바르게 전달하기 위한 제대로 된 교육을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