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불평등 시점
명로진 지음 / 더퀘스천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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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인 명로진님을 예전에 TV에서 종종 본 듯 하다.

그런데 책으로 만나니 조금 신기하게 느껴진다.
더구나 사회비평적인 에세이라니...


저자는 우리사회에 만연(?)해있는 '갑질'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갑과 '을'의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수평적인 관계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갑'이 되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십분 이해하고, 갑질하는 그들의 부와 여유가 부럽다는 속깊은(?) 얘기도 거침없이 하고 있다.
돈이 많은 부자라고 모두가 갑질하는 사람들이라는 일반론을 주장하지도 않는다.
뉴스 등을 통해 접한 세상의 갑질에 대해 왜 그들이 그리 하는지, 그것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그 소견이.... 참으로 격하게 공감이 간다.
밖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몰랐던 그것들을 이토록 적확한 표현으로 보니 눈에, 머리에, 가슴에 하나하나 꽂힌다.

과연 어떤 사람이 부자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은 첫째도 돈, 둘째도 돈, 셋째도 돈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사회, 그것도 매우 천박한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재테크에 눈을 밝히고 귀를 기울이지만 왜 재테크를 하는지, 재테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재테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르게 사는 것'이다.

결과보다는 동기가 더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우라나라 부자들이 존경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 부를 축적함에 있어 올바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의 허점을 이용하거나, 노동의 착취, 부당한 방법 등을 통해 오로지 '많은 돈을 모은다'라는 결과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다.
올바른 과정으로 부를 이룬 사람은 당연히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리고...이런 부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책을 보는 내내 마음 한켠에서는 불편함이 있었다.
'난, 이렇게 세상의 부조리함에 당당해 본 적이 있던가?'라는 질문이 계속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별로 없는 것 같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는 회피주의적 마인드로 그저 열심히 피하기만 했던 것 같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진짜 메시지는 '을들아, 더 이상 바보처럼 참지 마!'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의 끝에 있는 '아들에게 주는 글'의 마지막 글은 '투표를 잘하자'이다.
2달 뒤면 자칭 국민의 대표라고 하는 분들을 뽑는 날이다.
이번 투표로 지금까지의 불평등을 한방에 날려줄 해법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불평등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진짜....진짜 투표를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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