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 딸에게 보내는 시
나태주 지음 / 홍성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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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나태주님의 시집을 많이 보고 있다.

서가에서도 많이 보이고, 개인적으로도 팬이기에 다시 예전 책을 역주행하고 있다.
그러던 중 따끈따끈한 올해 첫 시집을 보게 되었다.
바로 이 책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이다.


다른 책에서도 시인은 자신의 시뿐만 아니라 그림도 많이 보여줬다.
이번 책에서도 멋진 그림들을 보여주고 있다.
특징이라면 연필로 그린 그림이라는 것. 
그래서인지 시상이 더 깊고 풍부하게 느껴진다.

이번 책에서도 나의 마음을 흔드는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그 중 몇개를 옮겨놓고 그에 대한 감상을 적어보려 한다.

너의 행복이 나의 행복은 아니지만
너의 불행은 분명 나의 불행이란다
...
굳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으마
많이 너를 생각하고 걱정한단다
이것만은 알아다오.
                    - '아들에게' 중

아들에 대한 마음을 매우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것이 나태주 시인 작품의 특징이라 생각한다.
멋지고 예뻐보이는 문구가 아니라 누구나 보면 '아~'하고 단박에 이해할 수 있는 어휘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런 직설 속에 담긴 메타포가 주는 울림은 그 어떤 화려하고 멋진 어휘보다도 크다.
마지막의 '이것만은 알아다오.'를 제일 뒤에 놓음으로 해서 앞의 말들을 더욱 강조하는 듯한 느낌도 들고, 왠지 앞에서 말한 표현들이 익숙하지 않고 쑥스럽지만 진실임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얼마나 좋았을까?
'얼마나 좋을까'가 아니라 '얼마나 좋았을까'이기에 이 시를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
무겁고, 힘든 일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일도 가볍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무엇보다 아직 '좋을까'라고 말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겠다.

오늘도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직업이란다.
                - '나의 직업' 중

누군가를 생각하고, 그리워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를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닌가?
익숙했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인가?
익숙함이 결코 당연한 것임은 아님을 잊고 있었다.
언제라도 볼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그대가 있음에 감사.
이런 멋진 직업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

올해도 멋진 작품을 보여준 시인에게 매우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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