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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끝내는 세계사 - 암기하지 않아도 읽기만 해도 흐름이 잡히는
시마자키 스스무 지음, 최미숙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월
평점 :
흔히 세계사는 세로를 연도로, 가로를 국가(지역)으로 놓고 배운다.
역사란 것이 시간의 흐름을 따른 사건의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가장 바람직한 구성이다.
하지만 아무 관련없이 기술된 사건 위주의 연도표는 왠지 복잡해 보이고 어려워 보인다.
이 책은 이러한 구성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포멧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특정 주제'의 흐름에 주목하였다.
지도자, 경제, 종교, 지정학, 군사, 기후, 상품 7개 테마를 기준으로 이것들이 세계의 역사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영향은 생각보다 엄청나서 놀랐다.
기존과 다른 포멧때문인지 흐름이 자연스럽고 정말 편안하게 읽었다.
아래 그림처럼 책 앞부분에 있는 전체적인 테마별 연대기는 이러한 이해가 서로 어떻게 얽혀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게 해 준다.
각 지역의 역사가 동시대의 세계 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인지를 명백하게 밝히는 것이 바로 세계사를 공부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계사를 왜 알아야 되는지를 명료하게 알려주는 문장이다.
더구나 지금은 세계화라는 단어가 식상할 정도로 익숙하다.
지구 반대편의 사건이 거의 실시간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현실에서 세계사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보면서 그동안 잘 몰랐던 부분들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종교', '기후', '상품' 부분은 무척 흥미로웠다.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들이 역사에 끼친 영향이 이토록 컸다는 것에 놀라웠다.
군신 관계를 맺으면 중국에 조공을 하는 것이 의무이다.
그런데 공물을 받은 덕이 있는 종주국 입장에서는 받은 공물에 대한 등가 교환은 있을 수 없고, 최소한 두 배는 채워서 보내는 것이 원칙이었다.
상대국과의 역학 관계나 거리에 따라 네 배, 심지어 여덟 배의 답례품을 보내기도 했다.
조공을 보내기 위해 갖은 약탈과 부당함을 겪은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보다 몇 배나 많은 것들을 받았다고 하는 내용은 처음 알았다.
결국 서민의 피와 땀으로 만든 물건을 보내고, 중국이 보내준 물건은 고관대작들이 나눠갖고...
왠지 어디서 보는 그림같아서 씁쓸해진다.
고대 이집트의 풍요로움은 음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고추를 제외하면 4000년 전의 이집트인과 현재의 이집트인이 먹는 음식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심지어 빵을 굽는 방식은 완전히 똑같은데, 이 사실은 지하 분묘에 그려진 벽화에서 확인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얼마나 풍요로웠길래 현대인들과 똑같은 음식을 먹었을까?
혹시 현대인들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이 밖에도 많은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기병의 탄생은 복장의 변화도 가져왔다.
그동안 치마 형태의 홑옷을 입었던 중화 사람들은 말을 타기 편한 바지 형태의 옷을 입게 되었다.
우리는 세계대전이라고 하면 2차 세계대전을 떠올리지만, 유럽에서는 1차 세계대전을 떠올린다고 한다.
자신이 속한 국가의 피해와 참전 여부가 연결고리가 되는 것 같다.
프랑스 혁명의 직적접 원인은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이었다.
라키화산이 분화하기 몆 년 전부터 흉작으로 식량이 부족했는데, 화산 폭발로 밀가루의 부족이 더욱 심해지고 이에 항의하고자 왕이 있는 베르사유로 달려간 여성들로부터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들이 3페이지 내외로 짧게 기술되어 있다.
그래서 지루하다거나 어렵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이 더 깊은 자료를 찾아보게 하는 이유가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