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버려라! - 꼭 필요한 일에만 집중해 탁월한 성과를 내는 회사의 비밀
제이슨 프라이드.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핸슨 지음, 우미정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리워크' 저자들의 신작이다.

'리워크'와 이 책 '일을 버려라'의 공통점은 '일'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이점은 '리워크'는 '개인'의 관점에서, '일을 버려라'는 '회사(조직)'의 관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 일을 쌓아 놓아야지, 왜 버리라고 할까?
일을 많이 해야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그래야 수익도 늘어날텐데...


저자들은 '베이스캠프'라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하여 지금까지 잘 운영하고 있다.
그냥 살아남은 정도가 아니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보통의 스타트업들은 이런 성장을 폭발적으로 이루고 싶어 하지만 이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들은 성장을 더디게, 혹은 멈추게 하고 싶어한다.
왜일까?

조금씩이라도 단단하게 조직을 만들고 싶고, 일이 아닌 인생에 포커스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에 있어서도 '효율'을 중요시하고 있다.
직원도 최소한으로 유지하려고 하고, 그렇기에 필요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과감히 버리고 있다.
심지어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라도 그것이 조직에 무리가 되거나 직원들이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한다면 과감히 버린다.

성장주의자들이 보면 말도 안되는 소리,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성장하는 기업도 있다는 것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해결책은 더 오래 일하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일에 쓰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더 생산해야 하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것들을 덜 만들어야 한다.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을 대폭 줄이고, 덜 걱정하며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저자들이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다.
저자들은 자신의 조직에 "애초에 할 필요가 없는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보다 쓸데없는 짓은 없다."는 피커 드러커의 말을 실행으로 옮기고 있다.

생산적이라는 것은 당신의 시간을 일로 채우고, 가능한 한 더 많은 일과 계획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다.
효과적이라는 것은 일 외에 다른 것을 할 수 있도록 비워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생산적', '효과적'
이 둘은 거의 같은 의미, 비슷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들은 완전 다른 의미라 말하고 있다.
우리는 '효과적'이 되어야 하지 '생산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계는 생산적으로 운영해야 하고, 사람은 효과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다.

최고의 회사는 가족 같은 회사가 아니다.
최고의 회사는 당신의 진짜 가족을 지원한다.
가족의 협력자다.
그런 회사는 직원이 합리적인 시간에 컴퓨터를 끄고 최고의 남편, 최고의 아내, 최고의 부모, 최고의 형제자매, 최고의 자녀가 될 수 있도록 건강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제공한다.

예전에 구인 문구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가족 같은 회사', '주인의식'이였다.
미국도 이러했는지 모르지만 '가족 같은 회사'에 대해 제대로 말하고 있다.
직원을 정말 가족같이 대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어떻게 빨리 진짜 가족들에게 돌려 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고민을 하는 회사가 있을까?

이제 우리는 한 작업이 완료되면 다른 작업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바로 출시한다.
고객은 어떤 것이든 준비된 기능을 먼저 사용한다.
모든 버전에서 작동될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

다른 업종은 모르겠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서는 제품에 대한 하자가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눙 추가, 혹은 다른 작업과의 공유 등의 이유로 출시가 늦어지곤 한다.
저자들은 이들을 분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작업이 완료되면 그 자체로 그냥 출시하고, 다음 버전은 그 버전대로의 스케줄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아래의 내용과도 유사하다.

새로운 접근이나 새로운 아이디어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들이 떠오르는 타이밍은 나쁠 수 있다.
늘 급격한 변화가 들어올 수 있는 문을 열어두면, 혼란과 추측이 따라온다.
자신감을 갖고 그 문을 닫아라.
그 아이디어가 정말로 좋은 것이라면 다음번에 시도하면 된다.

너무 늦게 떠오른 새 아이디어는 다음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능을 계속 추가하다 보면 제품 출시는 점점 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쁜 것이 아니라 타이밍이 나쁜 것이다. 
다음 차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면 된다.

조용한 회사가 된다는 것은, 당신이 누구인지, 누구를 위한 서비스를 하고 싶은지, 누구를 거절할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무엇을 최적화해야 할지 아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한 쪽만 옳다는 말이 아니다.
어느 쪽이든 하나를 선택하지 않거나 선택을 망설이는 것이야말로 확실히 잘못됐다는 이야기다.

성장하는 회사는 시끄럽고 활기가 넘치는 이미지로 인식된다.
그렇다고 조용한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는 회사가 아니다.
오히려 조용하다는 것은 문제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조직원 스스로가 무엇을 할지, 하지 않을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이런 결정을 믿어주고 밀어주는 회사 문화가 너무 부럽다.

만약 저자들이 글로만 이런 주장을 했다면 그저 이상적인 생각으로 치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회사, 베이스캠프를 통해 그들의 생각이 결코 이상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들의 주장에 신뢰가 간다.
최고의 경영서라는 책소개가 결코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일'에 대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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