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한다'고 하면 예전에는 불안한 눈빛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좀 줄어든 것 같다.
우아한 형제들의 성공적인 엑시트와 유니콘의 성공 사례가 많이 알려져서 그런 듯 하다.
그럼에도 스타트업의 본질은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깝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 '스타트업 백서'는 성공 확률을 높이고자 쓴 책이 아니라, 실패 확률을 줄이고자 쓴 책이다.
성공과 실패로만 이루어진 확률이라면 실패 확률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성공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저자는 4번이나 스타트업 창업을 시도한 연쇄 창업자이다.
아직 성공을 하지 못한 자칭 연쇄 폐업자이지만, 스타트업과 관련된 다양한 직군에서 일하며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저자는 자신이 왜 실패했는지를 되돌아 볼 수 있었고, 그런 실패를 후배 창업자들이 겪지 않기 위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이 책에 담았다.
책은 스타트업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누구와 해야 하는지는 물론이고, 자금 관리와 투자방법, 경영 관리 및 문화, 채용, 그리고 최종적인 엑시트까지 시작부터 끝까지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실패까지도...
스타트업의 전체를 살펴보기에 좋은 구성이다.
한때 스타트업을 잘 표현하는 말 중 하나가 '빠른 실패,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변경'이였다.
특징 중 하나이긴 하지만 잦은 실패는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럴 때에는 자신을 돌아보고, 제 3자의 입장에서 전체적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시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모델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는 일련의 방법에 관한 것이고,
수익 모델은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한 가치로부터 어떻게 수익이 창출되는지 설명하는 것이다.
많이 사람들이 이 둘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 차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초창기 투자자들에게는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어필하느냐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수익 모델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 설명이 아니라 증명해야 한다.
이전에는 기획 문서만으로도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분명한 수익을 증명할 수 있는 통장이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기발한 아이디어 혁신성이 스타트업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혁신성이 높을수록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쉽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로 성공할 기능성이 큰 것은 대기업과 같은 기존의 거대한 플레이어다.
스타트업은 특성상, 아이디어나 기술이 아무리 혁신적이더라도 이를 바로 채용할 제품이나 서비스는 물론이고 거래처 또한 없지 않은가?
바로 이것이 사업 계획의 중요성,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흔히 스타트업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로 좋은 아이디어, 혁신적인 기술을 꼽는다.
하지만 이것들은 기존의 기업들에게 더 효용적인 것들이다.
스타트업, 벤처기업이 이러한 것들을 무기로 시장에 진출했다가 대기업에 무너지는 수많은 경우를 보지 않았는가?
그렇기에 대기업이 감히 생각하지 못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그들이 미처 알아차리기 전에 충분히 성장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보고 있노라면 왜 비즈니스 환경을 총성없는 전쟁이고, 밀림이라고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을 그저 좋아하는 사람 100만 명이 아닌
당신을 사랑하는 100명을 얻도록 해라.
체스키가 Y-c 폴 그래엄으로부터 받았던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이라고 한다.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에게는 수백만의 평범한 고객보다는 열광하는 수백명의 고객이 더 필요하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사용하고 있는 제품, 서비스를 알아서 널리 알려주는 또 한명의 직원이 될 것이다.
"창업자가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이 실패하는 것이다"
- SV 엔젤 파트너 론 콘웨이
아전보다는 덜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사업의 실패는 창업자의 실패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한번 실패를 하면 다시 재기가 힘들어진다.
사람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제품이 실패한 것임을 잊지 말자.
이런 분위기의 조성이 창업 열기를 더 활발하게 만들 것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이론과 현장에서의 경험이 조화롭게 잘 구성되어 있다.
누군가에게 스타트업에 대한 책을 추천해야 한다면 이 책을 손꼽을 것 같다.
멋진 사무실,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화려한 성공을 한 모습보다는 쪽방에서 혼자 일하고, 여기저기 열심히 뛰어 다니고,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고민하는 스타트업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현실을 잘 극복할 수 있다면 앞에서의 멋진 모습이 현실이 될 것이다.
수많은 스타트업의 성공을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