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 헤르만 헤세의 자전 성장소설

데미안 - 일러스트와 헤세의 그림이 수록된 호화양장
헤르만 헤세 지음, 한수운 옮김 / 아이템비즈 / 2019년 10월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이라고 하면 '수레바퀴 아래서'와 '데미안'을 꼽는다.

학창시절 '수레바퀴 아래서'를 보려고 했다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그의 작품 세계에 '데미안'은 읽어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가 데미안 출간 100주년이라고 멋진 일러스트와 함께 출간되었기에 도전해 보기 위해 책을 펼쳤다.

오~ 생각보다 술술 읽혔기에 조금 놀랬다.

이럴줄 알았으면 일찍 볼걸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데미안은 헤르만 헤세가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낸 작품으로 싱클레어의 성장 소설이다.

자신의 10대를 싱클레어에 빗대어 작품을 전개했기에 자전 성장소설이라고 한다.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면, 그건 그 누군가에게 자기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을 내줬기 때문이지.

예를 들어 뭔가 나쁜 일을 했는데 상대방이 그것을 알고 있어.

그러면 그가 너를 지배하는 힘을 가지는 거야.

데미안이 싱클레어가 프란츠에게서 벗어나도록 힘을 북돋아주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도 그러지 아니한가 싶다.

우리의 인생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내가 아닌 남에게 넘겨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 내가 이토록 바쁜 것이, 열심히 일하는 것이 정말 '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나를 지배하고 있는 그 '누군가'를 위한 것인가.

누군가 나를 지배하고 있다면 왜, 어떻게 지배당하고 있는가.

사실 그것은 편안함의 문제거든!

너무나 편안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자기 판결자가 되지 못하는 금지된 것 속으로 그냥 순응해 들어가지.

그쪽이 쉽기 때문이지.

금지된 일을 하는 것이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기 보다는 쉽다는 것이 맞는 표현인 것 같다.

공부하기 보다는 노는 것이 쉽고, 일하기 보다는 쉬는 것이 쉽고...

흔히 데미안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것이 '알'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편안함에 안주한다는 것은 이런 투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누군가 정해준 세계에서 그냥 살겠다는 말이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갈 이유라면 너무 슬프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그것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자신의 욕구와 필요로 그를 거기로 인도한 것이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

우연은 필연과 인연의 또다른 이름일 뿐이다.

데미안에 대한 줄거리는 교과서나 다른 곳을 통해 알고 있었으나 직접 보니 줄거리로는 짐작할 수 없었던 내용들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작품은 줄거리가 아니라 직접 전체 내용을 봐야 한다는 생각이 맞음을 확인했다.

어렵게 생각했던 데미안을 생각 외로 편하게(?) 읽으니 다음 작품에 대한 욕심도 난다.

다시 수레바퀴 아래서에 도전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