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 90세 현직 정신과 의사의 인생 상담
나카무라 쓰네코 지음, 오쿠다 히로미 정리, 정미애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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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동안 책 표지를 들여다 보았다.

'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라는 제목이 너무 크게 다가온다.
불확실한 내일을 위해 확실한 오늘을 잊고 살고 있는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89세의 정신과 의사이다.
70년 이상을 의사로 살아오면서 겪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신과 의사이기에 특별한 상담이나 심리학적 전문용어가 많은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면 오해이다. 아주 큰 오해이다.
인생에 대해 이보다 쉽고 편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책도 많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일본에서도 공부보다는 강제노동으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랐다.
그냥 이렇게 살다가 시집이나 가라는 부모님의 말에 그보다는 다른 일을 하고 싶어 하던 차에 숙부가 의사가 되고자 하는 친척이 있으면 학비를 지원한다는 말에 고향을 떠난다.
어렵게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사람 좋아보이는 사람과 결혼하였지만 그는 술을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이였고, 결국 저자는 가정을 꾸려가기 위해 일을 더 열심히 하여야 했다.
아이들이 성장해서 결혼하면 이혼하리라 생각하며 버텨왔는데, 나이든 남편은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 함께 살다가 남편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지금은 홀로 주 4일을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간단히 요약한 저자의 삶인데, 전후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시기도 있었고, 당시에 여자의 몸으로 의사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책 어디에도 '이렇게 살아서 너무나 힘들었다'라는 투정이나 아쉬움이 없다.
그 비결로 저자는 '오늘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있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당연히 생각할 필요도 없고,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어려움은 내일 생각해도 된다.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간, 이 공간에 집중해서 하나씩 해결하다보면 모든 것이 다 잘 된다고 말하고 있다.

누가 뭐라 한들 결국 마지막 목표는 나 자신입니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라.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는 가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당연하다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그러지 못하는 것 중 하나이다.

"참고 견디면 복이 온다"라는 말은 일정 부분 진실이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면'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적인 인내가 모두 옳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인내의 조건으로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면'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참고 견디어 이루어 햐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은 결코 복은 아닐 것이다.

중요한 건 어느 쪽이든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전에 다니던 직장이 끔찍했기 때문에 지금 내가 이렇게 돘다'가 아니라 '내 의지로 그 직장을 나와 내 의지로 지금 여기에 있다'라는 자각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 공간에서 이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이 내 인생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의 인생이다.
그렇기에 내 의지로 결정하고 당연히 그 결정에 의한 결과는 자신이 받아들여야 한다.
잘되면 내탓, 못되면 조상탓이라는 생각은 이제 그만하자.

인간관계를 좀 더 잘 풀어가고 싶다면 홀로 있는 시간을 아끼고 사랑하세요.
그것이 근본적으로 중요한 자세입니다.

저자는 '고독'을 사랑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인간은 고독한 존재이기는 하지만 이를 즐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사회적 동물이기에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사랑하고, 교류하는 것이 본성이기 때문이다.

'나의 보통날은 누군가의 축제보다 눈부시다'라는 표지의 글이 계속 머리속에서 맴돈다.
무엇을 하든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자.

Carpe D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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