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 정보 과잉 시대의 돌파구
스티븐 로젠바움 지음, 이시은 옮김, 임헌수 감수 / 이코노믹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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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이라고 하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멋진 의상을 차려입고 작품들 설명해주는 사람을 떠올린다.

하지만 요즘의 큐레이션의 역할을 그 이상이다.
저자가 말하는 '큐레이션'은 이와 같은 큐레이션이 아니라 디지털 큐레이션을 이야기하고 있다.
말 그대로 디지털로 된 콘텐츠들을 어떻게 전시하고, 보여주느냐를 결정하는 사람들이다.
책은 디지털 큐레이션이 무엇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앞으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지금까지 없었던 것을 만들고 찾아 내는 것과 기존의 존재하는 것들을 쪼개고 합치는 등의 방법으로 새롭게 구성하는 것.
사회는 후자보다 전자에 대해서 더 가치를 부여하는 듯하지만 실상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새로움은 후자가 더 많다.
이러한 경향은 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이고 이제는 정보의 취득과 제공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바고 디지털 큐레이션이다.

디지털은 아니지만, 최초의 정보 큐레이션을 보여준 것은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이다.
출간된 수많은 잡지 콘텐츠들 중 주제별로 선별하여 읽기 쉽게 다시 재발행한 것이다.
자체 제작한 기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른 잡지의 기사들이다.
직접 기사를 작성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기존의 기사들을 조합해 완전히 새로운 잡지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것은 소비자들을 더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디지털 큐레이션이 지향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큐레이션은 기존의 콘텐츠에 새로운 가치를 덧붙여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고 싶은 큐레이션이다.

"큐레이션은 박물관이나 백과사전, 여행 가이드, 전문가들이 하는 일이었지만 불행히도 최근 몇 달 만에 의미가 변해 버렸습니다.
남들이 공들여 작업한 내용을 무성의하게 잘라 붙이고 인용하면서 그것을 콘텐츠라 부르더군요.
전문 지식이 결여된 큐레이션은 그저 스크랩북일 뿐이죠."

전직 잡지 기자인 폴 카의 말이다.
그리고 큐레이션과 스크랩과의 차이를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위에서 말한 '새로운 가치', '전문 지식'이 큐레이션과 스크랩의 차이점이다.
기존의 콘텐츠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은 결코 큐레이션이 아니다.
그 나열속에는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나 전문 지식이 들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큐레이션 또한 기술의 발달로 AI, 빅데이터 등을 통해 조금씩 우리가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만족할 수준은 되지 않고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감각, 감성 등은 인간이 처리해야 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아래와 같은 글로 표현하고 있다.

큐레이션의 다음 단계는 기계보다 가치가 훨씬 높은 인간의 역할을 수용하는 것이다.
보바 펫은 이렇게 말한다.
"더 나은 인간이 승리한다. 드로이드"

단순히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은 기술이 하고,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일을 인간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기술로 처리할 수도 없고, 굳이 지금처럼 인간이 모두 할 필요도 없음을 말하고 있다.
기술과 인간의 조합.
단지 큐레이션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귀 기울어야 할 조언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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