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사용설명서 - 내 삶을 사랑하는 365가지 방법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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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만나는 김홍신님의 글이다.

'인생견문록', '인생 사용 설명서'를 봤는데 이번에는 '하루 사용 설명서'라니...
요즘 들어 소설보다는 에세이에 더 눈이 가고, 작가님도 그런 듯 하다.


인생이란 결국 어제 하루, 오늘 하루, 내일 하루가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살 수 있다면 인생을 충실하게 산 것일게다.
하지만 그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살기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분명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그것이 나의 만족을 충족시켜주는 '충실함'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번 책은 1년의 하루, 365일 동안 하루에 글 하나씩을 읽을 수 있도록 날짜별로 구성되어 있다.
글 또한 대부분은 반페이지로 그리 호흡이 길지 않다.
우리도 한번쯤 생각해 보거나, 경험한 일상에서의 소회를 작가의 감성과 지혜를 담아 전달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죽기 전에 후회하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그때 좀 참을걸.
둘째, 그때 좀 베풀걸.
셋째, 그때 좀 재미있게 살걸.
...
죽기 전에 하는 가장 큰 후회는 '그때 좀 재미있게 살걸'이라고 한다.

아직 죽음을 생각하기에는 어린(?) 나이이지만 벌써 위의 글에 공감이 된다.
조금 더 참고, 배풀고, 재미있게 살았다면 지금의 모습과 많이 차이가 났을까?
인생에서 '만약'은 없다고 하지만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미물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지금 이 글에 대한 공감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간 이후부터는 절대 공감할 수 없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학기 초 첫 강의 때마다 제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죽을 때까지 꼭 책 세 권을 써보라는 것이다.
...
첫째, 수필을 쓰라는 것이다.
수필을 쓰면 사물과 사람에 대한 관찰력이 높아지고 메모하는 습성이 생기며 독서와 사색을 절로 하게 된다.
둘째, 전공 서적을 남기라는 것이다.
전공 분야를 쓰려면 좀 더 연구하게 되고 자기 실력을 가늠하며 남의 전공에 대해 분석 평가하는 한 단계 높은 식견을 가지게 된다.
셋째, 자서전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자서전을 쓰려면 하루하루를 헛살지 않으려 애쓰고 남의 인격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자기 존재 가치를 높여 존경받는 삶을 살게 되기 때문이다.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책 한 권 쓰기'였는데, 이 글을 보고 나니 세 권을 쓰고픈 욕심이 든다.
지금까지 내가 해 온 일에 대한 노하우를 정리하고 있는데 이는 전공 서적에 해당될 듯 하다.
가끔씩 쓰는 일기 비슷한 글들은 수필로 대체할 수 있을 듯 한데, 자서전도 가능할까?
자서전이라고 하면 왠지 위대한 사람들만이 쓸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드는 건 기분탓일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내 인생을 더 충만하게 살 수 있는 하나의 멋진 자극제가 될 듯 하다.

미국의 코넬대학은 주변에서 현명하다는 평판을 듣는 70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후대에 남기고 싶은 지혜'를 조사했다.
가장 많은 대답이 무엇이었을까.
'걱정은 그만하라'였다고 한다.

정말 멋진, 그리고 공감할 수 있는 지혜이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90%는 이미 일어났거나, 일어나지 않는 것들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걱정의 긍정적인 효과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플라시보 효과보다는 노시보 효과가 더 우려될 정도로 많은 걱정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걱정하기 보다는 지금 당장 행동하고, 움직이자.
그것이 결국 후회도 줄이고, 인생의 경험도 늘리는 것일게다.

하루하루를 보면서 나의 지난 1년은 어떠했는지를 생각해 봤다.
가까이 책을 곁에 두고 매일 보며 나는 오늘 어떤 생각을 했고, 무엇을 겪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좋을 듯 하다.
나만의 하루 사용 설명서를 작성한다면 더욱 금상첨화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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