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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한 오늘
문지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무탈하다'
낯익은 듯 하면서도 왠지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말.
바쁜 세상속에서 살다보니 무탈하기가 결코 쉽지 않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암'이라는 병을 이겨내고 '지금'의 소중함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을 보는 내내 그의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1부에서는 그의 군단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함께 살고 있는-살았던- 반려견, 반려묘들의 이야기를 건넵니다.
2부에서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자신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조곤조곤 말을 합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말합니다.
단지 나무로 만든 가구가 아니라 많은 정성과 사람과의 관계를 담고 있는 매개물입니다.
한편한편이 짧은 글이지만 그 어떤 산문보다도 큰 울림을 줍니다.
함께 있는 사진들은 저자가 무척 동물을 사랑하고 편안한 일상을 즐기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토록 편하게 책을 보는 것이 언제적이였던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무탈하다'라는 것이 '행복하다'라는 말로 들린다면 비약적일까요?
아닐겁니다.
책을 보는 내내 저자의 행복함이 나에게도 전이됨을 느꼈습니다.
당신에게 남은 봄과
내개 남은 봄의 교집합은 얼마만큼일까.
그 작은 교집합에서
우리가 아름답게 등장하는 일은 몇 번쯤일까.
시간은 언제나 영원할 것 같고, 내 곁에 있는 사람도 항상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후회가 되고, 곁을 떠난 사람을 그리워합니다.
곁에 있는 사람과 함께 아름다운 시간을 만드는 것은 바로 '지금'입니다.
이 문구를 보니 떠난 사람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이 책을 보면서 문득 생각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무슨 말을 해도 '그냥...'이라고 뭉치는 친구였습니다.
그때는 답답하게 느껴지는 대답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무척이나 좋은 대꾸였다 느껴지네요.
그 친구의 '그냥'이라는 말과 저자가 말하는 일상의 '무탈함'이 무척 비슷하다고 느껴집니다.
오늘따라 그 친구가 무척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