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개와 서울고양이 1
황숙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오래간만의 리뷰다.
  
  황숙지 작가는 국내 작가 중에서 꽤 좋아하는 만화가이다.
  이 작가의 데뷔작을 기분좋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데뷔작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 다음 연재작들은 소장하고 있다.


  언제나 귀엽고 통통튀는 내용이다. (어둡고 우울한 작품은 없다)
  따뜻하고 아련한 분위기를 풍긴다.
  작가가 얼마나 등장인물을 사랑하는지, 
  그리고 작가는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늘 조금씩 아쉬웠다.
  
  이 작가의 만화는 뭔가 조금씩 어긋나는 느낌이 든다.
  너무도 계산되지 않은 스토리.
  나쁘다고 말하긴 뭐하지만 조금씩 아쉬운, 그런.
  장난치지 않아야 할 부분에서 장난치고, 새로웠으면 하는 부분에선 너무 신파.
  
  언제나 괜찮은 설정과 등장인물을 데려오지만
  스토리라인은 그닥이다.
  그 점이 너무나 아쉬운거다.
  내가 데뷔작에서 본 빛남은, 분명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것이었는데.



  이 책도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동물들이 나오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쓰고 그렸기에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개와 고양이가 만화의 전면에 나오고,
  사람들의 이야기 못지 않게 동물의 이야기가 중요한 만화라는 점은 신선하다.
  특히, 동물만화가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
  웹툰 아닌 연재, 단행본으로 승부를 본다는 것도 격려하고 싶다.


  그러나 '사람'인 K와 C의 이야기는 왠지 어디서 많이 본 듯하고
  나빈이와 만세의 이야기도 정형적이다.
  까칠한 고양이와 우직한 개. 
  (물론 그 까칠한 나빈이가 알고봤더니 수컷이었다는 반전도 있었으나...)
  
 

  고양이가 사용하는 '삼'체의 과잉도 분위기를 더 복잡하게 한다.
  



  투덜거리기만 한 것 같지만, 사실 이 만화는 충분히 사랑스럽다.
  시골개와 서울고양이의 만남이라는 설정도 흥미롭고
  개가 사투리 쓰는 것도 재미있다.


  개와 고양이의 위험한(!) 우정도 훈훈하고
  사실은 귀여운 개와 고양이 그림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동물이 튀어야 하니, 동물 그림에 공을 들이고 
  사람을 매우 평범하게 표현한 것도 맘에 든다.
  (왜, 다른 순정만화에선 '평범녀'라고 나오면서 그림은 미소녀잖아)


  뭔가 더 쌈박하게 스토리를 뽑아낼 수 없을까?
  이야기가 생명력 있는 것을 넘어 중구난방인 것 같은 점
  그렇지 않은 부분에선 어디서 본 것 같다는 점

  너무 아쉽다. 좋아하는 만화가기에 더 더욱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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