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채플린 - 모던 타임즈 - [할인행사]
찰리 채플린 감독, 찰리 채플린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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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리 채플린이란 신화적인 코미디언(이자 제작자이자 감독이자..)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영화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가끔 TV에서 자료화면으로 보았던 채플린의 영화는 흑백에다 무성영화이기까지 했다. 아주 옛날 얘기처럼 느껴져서 찾아서 보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본 그 영화는 그리 옛날 이야기가 아니었다. 물론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에 만들어졌고, 그 때의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영화는 '모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고 있는 지금도 '모던'이지, 모던을 벗어난 뭔가는 아닌것 같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 금융위기가 왔다, 아니다 이겨낼 것이다, 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공황으로 공장이 문 닫는 영화 속 그 때와 너무 닮아있다.

 

  채플린은 나사를 조이는 단순작업을 하고, 자동으로 밥을 먹여주는 기계에 괴롭힘을 당하다가 신경쇠약으로 정신병원에 간다. 나사를 조일때는 기계의 속도에 따라가려고 쉬지도 못하고 아주 노력해야했다. 인간이 기계를 만들었지만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고 심지어 괴롭히기도 한다.

 

  정신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우연히 시위에 휘말려 감옥에 가는데,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는 감옥이 바깥보다 더 좋은 곳처럼 느껴진다. 당시 상황이 얼마나 절망적이었으면 그랬을까. IMF때 TV시트콤에서 이 이야기를 많이 패러디했던 것이 기억난다. 

 

  채플린은 고아 소녀와 사랑에 빠져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한다. 여러가지 일을 해보지만 금방 잘리고, 다시 도전한다. 공장이 문을 열어 다시 나가보지만 곧 파업으로 공장이 멈추기도 한다. 사고뭉치인 채플린이 마지막에 찾은 직업은 노래하는 웨이터이다. 서빙할때는 역시나 골칫덩이였지만, 노래할 때는 식당안에 있는 모든 손님을 웃게 했다. 드디어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나 했지만, 고아 소녀를 잡으러 온 사람들에게 쫓겨 다시 방랑자가 된다.

 

  수 많은 역경을 겪고도, 채플린은 웃는다. 소녀도 웃게 만든다. 희망적인 장면으로 끝을 맺었다. 그 동안 너무 절망적이었고 미래에도 뾰족한 수가 있을 것 같지 않은데도 희망적이었다. 인간은 원래 희망적인 동물이라고 한다. 지진과 해일이 휩쓸고 간 폐허에서도 사람들은 희망을 찾는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이 조금씩 조금씩 진보하는게 아닐까? 갈수록 살기 좋은 세상이 되리라는 것이 나만의 환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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