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텐 - 아웃케이스 없음
오다기리 죠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일본 드라마는 꽤 좋아하지만
  일본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드라마는 우리와 달리 사전 제작 방식이어서 급하게 찍지 않아
  구성이 아주 잘 되어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날 방송할 걸 그날까지도 찍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왠지 그 날 방송에 회상씬이 너무 많이 나오면? 백프로다.


  그치만 요새는 우리 나라 드라마도 아주 재미있다.
  백프로 사전 제작은 아니더라도 거의 대부분 분량을 사전 제작 방식으로 찍는 드라마도 있고
  그렇고 그런 스토리를 지양해서 아주 쌈박하게 잘 만드는 드라마도 많다.
  그래서, 일본 드라마도 요샌 안 보게 되는데



  어쩌다가 일본 영화를 봤다.
  내가  일본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하는 건,
  일본 영화는 왠지 일본 드라마 같다.


 
 일본 드라마, 재미있지만, 
 그게 영화라고 생각하면 
 정말 박력 없는 작품이지 않은가.


 왠만한 일본 영화는 정말 힘 없고 
 사전 제작으로 만든 드라마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몇몇 감독의 영화는 엄청나다.
  
  이와이 슈운지, 이누도 잇신,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를 좋아한다.


  그런데 왠지
  꽤나 좋은 감독을 또 찾은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영화의 원작 소설이 좋은 걸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 텐텐은
  우리나라 말로 발음하면 ’전전’이다.
  정처없이, 목적없이 돌아다닌다, 어디를 전전한다 할때 그 이야기.


  부모에게 버려진 후미야(오다기리 죠)와
  비밀 투성이 남자 후쿠하라(미우라 토모가즈)의 도쿄 산책이야기다.
  

  원래 이 둘은 채권자와 채무자 대행, 
  그러니까 돈 빌린자와 떼인돈 받아주는 사람으로 만난다.
  후미야는 84만엔 가량의 빚이 있고 그걸 갚을 방법은 없다.
  앞서 말했다시피 어린시절 부모에게 버려지고 양부모와도 떨어져 살고 있기 때문,
  게다가 무려 대학 8학년이기 때문.


  돈을 갚기 위해서는 몸이라도 팔아야 할 판인데,
  이 무서운 남자 후쿠하라가
  자기와 함께 도쿄 이 곳 저 곳을 걸어주면 백만엔을 준다고 한다.
 

  좀 찜찜하지만 결국 둘은 함께 이곳저곳을 걷게 된다.
  후쿠하라에겐 꽤나 엄청난 비밀이 있고
  그 일을 해결보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도쿄를 걷는 것.
  
  
  혼자 걷기 외롭다며 후미야에게 백만엔 씩이나 줬긴 하지만,
  실은 부모가 없는 후미야가 안 되 보였을지도 모른다.
  어릴적에 죽었다는 아들이 생각났을지도.


  이 둘은 험악한 관계로 처음 만났지만
  함께하면 함께 할 수록 가족이 되어간다.
  

  
  잔잔한 내용이지만 가끔 섞이는 유머가 있어 볼만 하다.
  액션 좋아하는 사람들은 졸것 같긴하지만;
 

  이 수상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쌩뚱맞을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영화가 그 과정을 너무 잘 담아내었고
  이 수상한 가족의 감정이 너무 잘 와닫는다.
  


  이 가족 아닌 가족이
  핏줄로 이어진 여느 가족보다도 더 가족같달까.
  제목에도 적었지만,
  가족애는 함께 함으로써 생기는 것이지
  핏줄로 이어져 있다고 생기는 건 아닌것 같다.

  후미야가 아버지라고 느낀건 친부도, 양부도 아닌 
  빚쟁이 후쿠하라니까.


  
  역시나 영화답지는 않지만 
  박력도 없지만

  잔잔함이 미덕인 영화.
  감동도 잔잔히, 충분히 납득되도록 천천히 와서
  마음 속에서 빠져나가지 않는다.
  작지만 오래 남는 영화, 텐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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